서울 한 재개발구역 조합장에게 용역업체 선정 대가로 뇌물을 전달하려 한 철거업자와 부동산 중개업자가 실형을 선고받고 철창신세가 됐습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박수현 판사는 제3자 뇌물교부 혐의로 기소된 철거업자 51살 배모 씨에게 징역 1년, 제3자 뇌물취득·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받은 공인중개사 44살 윤모 씨에게 징역 8개월을 각각 선고하고 이들을 법정구속했다고 25일 밝혔습니다.
배씨는 서울 서대문구의 한 재개발 조합장 68살 정모 씨와 친분이 있는 윤씨를 만나 "내가 운영하는 업체가 이주관리 계약 등을 체결할 수 있도록 조합에 돈을 전달해 달라"며 현금 1억원을 건네고, '청탁료' 명목으로 3천만원을 별도로 윤씨에게 줬습니다.
그러나 애초 부탁한 1억원은 결국 정씨에게 전달되지 않았고, 윤씨는 이 돈을 배씨에게 돌려줬습니다.
재판부는 "금품이 실제로 교부되지 않고 반환된 점은 유리한 사정이지만, 금품 액수가 1억원을 넘는 많은 금액"이라며 "피고인들의 행위는 재개발조합 업무 집행의 공정성과 적정성, 이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훼손하는 것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들과 별개로 조합장 정씨를 비롯한 간부들은 특정 업체를 시공사로 선정되게 하려고 2017년 조합원들의 서면 결의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사문서위조·행사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게 벌금 600만원을, 61살 이모· 42살 박모 씨 등 재개발조합 관계자 3명에게 각각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정씨 등은 총회에 불참할 것으로 예상되는 조합원 명단을 받은 뒤 이들의 서명을 위조하는 수법으로 총 41장의 가짜 결의서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시공사를 선정하는 조합 정기총회 투표함에 미리 만들어둔 결의서를 넣어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재판부는 "위조된 서면 결의서 개수가 상당하고 그 경위에 비춰 죄질도 좋지 않다"면서도 "다만 총회 결과에는 영향이 없던 점, 피고인 박씨가 형사처벌 위험을 감수하면서 사건을 제보한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