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이틀 연속 역전패, 하지만 삼성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키움 마무리투수 조상우와 13구 접전을 벌이며 기록한 김호재의 안타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조상우는 9일 고척 삼성전에서 시즌 14번째 세이브를 기록하며 원종현(NC)과 공동 선두가 됐다. 실점 없이 키움의 4-2 승리를 지켰으나 진땀을 흘린 경기였다. 아웃카운트 3개를 잡기 위해 무려 29개의 공을 던졌다.
이학주와 김지찬을 범타로 처리하며 술술 풀리는 것 같았다. 허삼영 감독은 강민호 타석에 대타 김호재를 기용했다. 좋은 선택이었다. 김호재는 상당히 끈질겼다.
↑ 김호재는 9일 KBO리그 고척 삼성-키움전에서 9회초 2사 후 조상우와 13구 접전을 펼치며 안타를 때렸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
김호재는 조상우가 어떤 공을 던져도 파울을 쳤다. 이날 조상우가 던진 가장 빠른 151km 속구(11구)도 파울이 됐다. 파울만 7번. 길어지는 승부에 두 팀의 반응도 상반됐다. 삼성 더그아웃은 파울을 칠 때마다 한호성을 지르며 김호재에게 힘을 북돋아줬다.
조상우도 힘겨웠을 것이다. 시즌 한 타자 상대 가장 많은 공을 던졌다. 이전 기록은 6월 25일 LG와 잠실 더블헤더 1차전에서 전민수와 대결할 때 기록한 11구였다.
13번째 공에서 결정됐다. 김호재는 조상우의 149km 속구를 때려 우익수 앞으로 타구를 날렸다. 개인 시즌 3호이자 통산 11호 안타. 비록 후속타자 박승규의 헛스윙 삼진 아웃으로 극적인 동점까지 연결되지 않았으나 상대는 끝까지 식은땀을 흘렸다.
2014년 육성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김호재는 2018년 정식 선수가 됐다. 올해는 9일 현재 8경기만 뛴 그의 타율은 0.429다. 타석에 설 기회가 많지 않으나 7월로 범위를 좁히면 100% 출루다. 3타수 3안타 1볼넷 2타점.
↑ 조상우(가운데)가 9일 KBO리그 고척 삼성-키움전에서 4-2 승리를 이끈 후 기뻐하고 있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9회초 2사 후 김호재와 13구 접전을 펼쳤다. 이날 조상우는 총 29개의 공을 던졌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
4일 대구 LG전에서 연장 12회말 2사 만루에서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6구)으로 삼성의 7-6 승리를 이끌었다. 김호재의 데뷔 첫 타점. 그리고 볼넷을 내준 송은범은 이 경기 후 2군으로 내려갔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