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악템라(토실리주맙·유럽 판매명 로악템라)와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레비프(재조합인간인터페론베타-1A)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로슈·머크와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슈와 머크는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각각 악템라과 레비프의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악템라는 국내에서 JW중외제약이 독점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계약에 따라 EU 집행위는 로슈와 머크로부터 각각 악템라와 레비프를 공급받아 구매 의향이 있는 27국 회원국에 제공하게 된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EU회원국들의 요청에 따라 EU 집행위가 악템라와 레비프의 물량 확보에 나서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EU 집행위가 현재 임상 중인 이들 제품에 대한 공급계약을 체결한 이유는 코로나19 유망 치료제의 선점 경쟁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보건복지부는 길리어드와 50만명 분량(3개월분)의 렘데시비르에 대한 구입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EU를 비롯한 여러 주요국에서 렘데시비르의 공급 우려가 커진 상태다.
악템라는 체내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단백질인 IL-6와 그 수용체의 결합을 저해해 류마티스 관절염 등 IL-6와 관련된 질병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인 항체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로슈는 악템라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정식 허가를 받기 위해 미국 FDA로부터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고, 악템라 단독투여와 렘데시비르와의 병용요법 등 2건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의학 저널 '란셋(The Lancet)' 온라인판에 등재된 악템라의 코로나19 환자 대상 임상결과에 따르면 정맥주사든 피하주사든 악템라를 사용한 치료는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폐렴 환자의 기계적 인공호흡이나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이탈리아 볼로냐와 레지오 에밀리아 연구소에 수
이외 미국 예일 뉴헤븐병원 연구진의 악템라 실험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153명의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악템라를 투약한 결과, 생존율이 75%에 달했다. 당시 다른 약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10~50% 수준이었다.
[한경우 기자 case1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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