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정상에 오를 거라고 믿어요.”
물론 믿었다. 정상에 오를 거라고. 다만 이렇게 오를 줄은 몰랐다. 잘 가다 한 번씩, 아니 계속. 과한 로맨스 바람이 끝없이 불어오니 자꾸만 휘청거리고 넘어진다. 정작 클라이맥스가 왔을 땐, 이미 온 힘을 다해 뛰어 오를 에너지를 소진했다. 명관, 그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린 ‘에레베스트’다.
중국 영화 ’에베레스트’는 인생의 목표였던 에베레스트를 정복하고도,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삶의 모든 것을 잃어야만 했던 한 남자가 동료들의 명예와 사랑하는 연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한 번 정상에 도전하는 초대형 클라임 블록버스터다.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오경이 등반대 대장 ‘방오주’로 분해 극한의 정상에 오르기 위해 15년간 도전을 멈추지 않는 캐릭터로 완벽 빙의했다. 따뜻한 동료애와 숨 막히는 클라임 액션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의 최대 강점은 역시나 미장센이다. 여기에 등반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예측 불허 위기를 맞는 등반팀의 고군분투가 쫄깃하게 그려져 스릴감이 넘친다.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에도 갈수록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가 떨어지고 감동적인 결말에도 감흥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마지막에 특별 출연한 성룡의 에필로그 역시 불필요한 군더더기.
오경, 장쯔이, 정백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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