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한국 대기업의 임원이 되는 것은 여전히 힘겹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여성가족부는 2124개 상장법인의 2020년 1분기 성별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여성 임원은 1395명으로 남성 임원(2만 9402명)의 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전체 근로자수로 대비해 보면 남성은 119만 137명 가운데 임원이 2만 9402명으로 임원 비중은 근로자 293명당 한 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은 근로자 40만 8336명 가운데 임원이 1395명으로 임원 비중은 근로자 40명 당 한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임원이 1명 이상 있는 기업은 33.5%로 전년대비 1.4%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중 여성 임원이 있는 비율은 66.7%로 전년 대비 6.8%포인트 증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월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이뤄졌다. 개정 자본시장법 제165조의 20은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인 주권상장기업은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으로 구성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했으며 2022년 8월 5일 시행될 예정이다.
올해 처음으로 여성 등기임원을 배출한 기업은 총 18개로 나타났다. 한진중공업·미래에셋생명·대상·삼성에스디에스·엔씨소프트·삼성바이오로직스·아모레퍼시픽그룹·미래에셋대우·포스코인터내셔널·삼성SDI·세아베스틸·삼성중공업·대한항공·삼성물산·SK하이닉스·KT·한화솔루션·신한금융지주 등이다.
전체 기업 중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산업은 교육·서비스업(15.1%),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10.0%),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9.6%), 사업시설 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8.1%)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산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62.1%)의 여성 임원 비율은 4.0%로 전체 산업 평균보다 낮게 나타났다.
조사를 진행한 CEO 스코어 박주근 대표는 "조직 내 권력구조, 의사결정 구조 및 의사소통의 방법, 인사평가제도 등 기업의 본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임원 계층의 성별 다양성을 이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면서 "조사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주요 기업이 여성 임원을 선임한 사례가 올해 가장 크게 나타난 것은 고무적이지만, 근로자 대비 임원수의 남녀 격차가 7.3배로 나타난 것을 보면 여전히 개선해야 할 것들이 많음을 알게 한 조사였다"고 말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자산 총액 2조 이상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여성 임원 선임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성별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에 맞게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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