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박따박 지급되는 배당금을 발판 삼아 우상향하는 수익률을 기대한 배당주펀드 투자자들의 실망이 커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변동성이 클 때 안정적인 성과를 낸다고 알려져 있는 배당주지만 올해 코로나19로 시장이 흔들릴 때 정보기술(IT)주, 바이오주 등 성장주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성과에 그쳤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기준금리가 '제로' 수준까지 내려온 만큼 시중금리 대비 높은 인컴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배당주가 다시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배당주펀드는 연초 이후 7.8% 손실을 봤다. 지난해 중순부터 최근 1년간 손실 폭도 5.7%였다. 최근 석 달 새 증시가 빠른 속도로 반등하는 동안 15% 수익을 내며 그간 부진을 일부 만회했지만 이 역시 IT펀드나 4차산업혁명펀드 등 최근 반등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성장주보다 못했다. IT펀드와 4차산업혁명펀드는 석 달 새 각각 26.5%, 25.8% 올랐다.
배당주펀드는 통상 은행, 증권, 정유, 화학 등 배당 성향이 높은 배당주를 담는다. 저금리 시대에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을 지급하는 배당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높았다. 하지만 올 들어 배당주 성과가 성장주에 미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전 산업에 걸쳐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배당을 줄이는 배당 컷이 현실화하자 배당주펀드도 수익률 고전과 설정액 감소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배당주펀드에서는 올 들어 1조원에 가까운 9904억원이 빠져나갔다. 국내에 설정된 테마별 펀드 가운데 가장 큰 유출 폭이다.
주가 조정으로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주가 대비 배당금 비율)은 전년 대비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는 크지 않아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5%를 넘는 고배당 종목은 48개로 전년(27개)보다 많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배당수익률은 투자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또 비대면 테마, 헬스케어 주식 등 성장성이 있는 종목에 더 높은 가치가 부여되고 있는데, 이들은 고배당을 주는 보험, 은행, 철강, 석유화학 등 성숙 단계 산업과 달리 배당이 적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최근 배당주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배경을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배당주를 의도적으로 외면했다기보다 성장성이 높은 주식에 자금이 몰린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코로나19로 올해 기업들 벌이가 시원찮을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배당주에 악재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센터장은 "올해 이익 전망이 높지 않아서 배당금에 대한 기대도 낮다"며 "올해 배당 성향은 20% 조금 넘는 정도로 유지되겠지만 기업 이익이 줄어드는 만큼 전체 배당금 규모는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안정 지향적인 장기 투자 성향인 투자자들에게 배당주 매력은 여전하다는 평
[홍혜진 기자 /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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