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안준철 기자
“유안아, 아빠 한 번 도와줘.”
1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kt위즈전 8-8로 맞선 10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태곤(29)은 이달 2일에 태어난 아들의 이름을 읊조렸다.
여기서 안타가 나오면 kt의 끝내기 승리. 오태곤은 롯데 투수 이인복과 상대해 2볼에서 3구째를 방망이에 가볍게 맞혔다. 타구는 투수 옆을 지나 유격수와 2루수 사이를 꿰뚫는 듯 했다. 2루에 있던 문상철은 재빨리 달리기 시작했다.
↑ kt위즈 오태곤이 19일 롯데자이언츠전 끝내기 안타 이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수원)=안준철 기자 |
지난 2일 득남한 오태곤은 경조사 휴가를 받은 뒤 바로 1군에 올라오지 않고, 퓨처스리그에서 경기 감각을 조율했다. 그리고 전날(18일) 1군에 다시 등록됐다.
이날 9회초 좌익수 대수비로 출전한 오태곤은 아들을 낳은 이후 첫 타석이었다. 경기 후 오태곤은 “타석에선 몸쪽 승부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가볍게 쳤는데, (김)동한이 형이 잡더라. 그래도 1루에서는 세이프가 되고, 1, 3루 찬스가 될 거라 생각했는데, (문)상철이가 홈까지 뛰더라. 상철이의 베이스러닝이 좋았다”고 공을 친구인 문상철에게 돌렸다.
오태곤은 “어쨌든 팀의 연승을 이어가 기쁘다. 사실 1회 대량실점(7실점) 이후 더그아웃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감독님도 장난을 거시고, 웃으셨다. 이게 우리팀의 강점인 것 같다. 차근차근 따라갈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고 좋은
그래도 가장 기쁨은 가족과 함께 하고 싶은 오태곤이었다. 그는 “얼마 전에 득남을 했다. 타석에 들어갈 때도 ‘유안아, 아빠 한 번 도와줘’라고 말하며 들어갔다. 앞으로도 가족을 위해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