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일 이란 긴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제가 바이러스와 싸울 의지를 주신 선생님들 덕분입니다. 트라우마가 될 수 있었던 시간을 소중한 기억으로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로나19 확진 환자 치료 전담병원인 인천의료원에 퇴원 환자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편지가 속 속 전달되고 있다.
간단한 메모나 감사 전화도 잇따라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200여명의 의료진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17일 인천의료원에 따르면 최근 45일간 입원했다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20대 여성 A씨가 자신을 치료해준 의료진들에게 감사 편지를 남겼다.
A씨는 지난 3월 중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당시 발열 증상을 보여 공항검역소에서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처음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을 하게 됐을 땐 그래도 무사히 치료받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면서도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게 무서워지고 답답해져 갔다"고 불안한 심리상황을 고백했다.
그는 "길어지는 입원 생활에 차마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리는 날도 있었다. 그래도 오히려 저에게 답답하지 않냐며 먼저 질문해 주시고 곧 나갈 수 있으니 좀만 참자고 말씀하시는 모습에서 선생님들의 후광이 보였던 것 같다"며 의료진의 도움에 감사를 표했다.
실제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치료해온 인천의료원의 말을 들어보면 확진자는 병원으로 이송되자 마자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한다. 일반 병원 입원 환자는 때때로 밖으로 나가 바람을 쐬거나 병원내 휴식공간을 이용할수 있지만 이들은 병실안에서만 생활이 가능하다. 부모 형제, 아내 자식 등 가족도 만나지 못한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코로나19 확진자는 최초 1~2주 정도가 지나면 많이 호전돼 별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내가 왜 여기 있어야 하나' 등 심리적 트라우마가 크다"면서 "특히 가족도 못만나 심리적 안정이 필요한 시기에 의료진과 한달 이상 지내다 보니 라포(Ropport·친밀한 관계 형성)가 형성된다"고 전했다.
5개월째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인천의료원 임직원은 한두명씩 건강하게 퇴원하는 환자를 볼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특히 퇴원하면서 남긴 감사 편지와 간단한 메모, 전화 한통화는 그간의 피로를 씻는 청량제가 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전국 1호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 난 중국인이 건강하게 퇴원하며 감사의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조 원장은 "인천의료원 임직원들은 일부 외래를 제외한 대부분의 인력이 코로나19 환자 집중치료, 외부 선별진료에 투입돼
인천의료원에 근무하는 180명의 간호사 등 200여명의 의료진은 지금도 114명의 코로나19 환자를 집중치료 하고 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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