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선 안착을 시도하던 코스피가 단숨에 2130선으로 밀렸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단기 차익 실현 욕구를 자극하면서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모습이다.
12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44.48포인트(2.04%) 내린 2132.3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 10일 2195선까지 오르면서 2200선 턱밑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전날과 이날 이틀 동안 60포인트 넘게 하락하면서 2130선으로 밀렸다. 이날은 장초반 한때 2080선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개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크게 줄였다.
지난밤 뉴욕증시는 2차 팬더믹 우려에 폭락세로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6.9%, S&P 500 지수는 -5.89%, 나스닥은 -5.27% 급락했다. 코로나19 폭락장이 한창이었던 지난 3월 16일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경제활동을 재개했던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미국의 전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200만명을 돌파했는데, 텍사스, 애리조나, 플로리다 및 캘리포니아 등 경제 규모가 큰 지역에서 감염병의 2차 유행 가능성이 높아졌다. 텍사스주는 코로나19로 인한 입원이 사흘 연속 최고를 경신했고 캘리포니아주의 9개 카운티에서도 코로나19 확진과 입원이 급증하고 있다. 9일 기준으로 한 주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증가한 주는 21개에 이르며, 유타와 뉴멕시코, 애리조나는 지난주 감염자 수가 전주 대비 40%나 늘어났다.
연준의 부정적인 경기 전망도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 10일 연준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022년까지 제로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느린 경기 회복세를 언급했다. 특히 현재 13.3% 수준의 실업률이 올해와 내년 연말 각각 9.3%, 6.5%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5월 고용지표의 서프라이즈로 인해 시장은 빠른 경기 회복을 기대했지만 연준의 보수적인 경기 전망 발표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지수가 조정을 받을 수도 있지만 유동성이 증시를 단단히 떠받치고 있어 지난 3월과 같은 폭락장세가 재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3 월 증시 급락 이후, 연준(Fed)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으로 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유동성의 힘으로 버텨왔다"라며 "단기과열에 따른 부담감이 투자심리를 억눌렀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지난 3월과 같은 급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예상한다"라면서 "아직도 유동성은 풍부하다. 다만 쏠림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종별로 운수창고, 보험, 기계, 철강·금속 등이 4% 안팎으로 떨어졌고 의약품, 음식료품 등은 상승 마감했다.
매매주체별로 개인이 5508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623억원, 2797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1914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SDI, 현대차, LG생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6개 상한가를 포함해 160개 종목이 상승했고 720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11.00포인트(1.45%) 내린 746.06에 마감했다.
[고득관 기자 kd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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