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당대표나 차기 대권 잠룡의 '정당 외교' 작업을 담당해온 부서를 최근 폐지했다. 21대 총선 참패 후 이렇다 할 대권 후보가 사라진 당 내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당은 최근 오랜 조직인 '국제국'을 없앴다. 외교안보통으로 꼽히는 통합당 한 의원은 "예산과 인원이 없다보니 고육지책으로 그랬다"며 "완전히 찌그러진 야당의 모습을 웅변한다"고 안타까워했다.
통합당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국제국은 그동안 해외 보수 정당과 교류, 주요 인사의 외교활동 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해왔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는 재외동포선거에 대한 전략을 짜는 부서로 변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같은 부서의 폐지는 당 내 존재감이 큰 대권 잠룡이 사라진 현실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그간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된 제1야당 대표들은 모두 방미 외교를 추진해왔다. 한미 동맹 관계에서 제1야당이 기존 정부와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선전하고 향후 집권할 가능성을 고려해 미국 주요 인사들과 접점을 넓히고자 한 것이다. 일례로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는 총선 패배 전 당내 유력 대권주자로 꼽힐 때 방미 외교를 추진한 바 있다.
통합당의 전신 정당인 새누리당 시절 당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됐던 김무성 전 대표도 방미 외교에 나선 적 있다. 김 전 대표
통합당 또다른 중진 의원은 "앞으로 의원 개인의 인맥으로 외교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해외 보수 정당과 가교가 없어져 아쉽다"고 말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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