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인원 제한에…"그나마 안심" vs "차라리 등교 중지"

경기 부천 쿠팡 물류센터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함에 따라 오늘(29일) 교육부가 수도권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등교 인원을 전체의 3분의 1 이하로 줄인다는 방침을 내놨습니다.

이에 대해 학부모들은 대체로 "등교일이 종전보다 줄어드어 안심이 된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이럴거면 차라리 등교 중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특히 맞벌이 가정 등에서는 자녀가 나 홀로 집에 방치되는 시간이 더 늘어나게 됐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43살 박모 씨는 "최근 부천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학교에 보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걱정이 많았다"며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주 1회 등교 정도는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수원 영통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학부모 38살 이모 씨도 "아이가 학교에 너무 가고 싶어하고 친구들도 간다고 하니 안 보낼 수도 없었다"며 "우리 학교는 격일 등교였는데 등교일이 더 준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학부모는 '차라리 등교 중지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한 초등학교 학부모는 "어른들도 지키지 못하는 방역수칙을 아이들에게 강요하며 등교하라는 상황이 답답하다. 아이들이 무슨 죄냐"며 "이럴 거면 그냥 등교 중지를 결정해달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안성에 사는 워킹맘 42살 김모 씨는 "방역을 좀 강화하더라도 아이들이 주 2∼3회 정도는 학교에 가서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며 "특히 저 같은 맞벌이 가정에선 아이들이 사실상 방치된 것과 다름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주중 하루 등교하는 개학은 개학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평택에 사는 맞벌이 부부 41살 이모 씨는 "교육 당국의 방침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겠지만, 아이들이 학교에 너무 가고 싶어 하는데 이렇게 결정돼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갑작스러운 등교 인원 강화 방침 발표에 학교들은 혼란스러워했습니다.

불과 닷새 전 교육부가 발표한 등교 인원 권고 기준인 전체 학생의 3분의 2 이하에 맞춰 등교 방식을 정했는데, 주말 동안 이를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3분의 1 이하 기준을 충족하려면 3일에 한 번씩 등교해야 하는데, 주당 학사일이 5일이기 때문에 혼란을 줄이고자 상당수 학교가 주 1회 등교로 선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는 3주 간격으로 학년별 등교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격일이나 격주제인 학교들은 '3분의 1 이하'를 지키려면 등교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할 것"이라며 "등교 방식이 워낙 다양해 일괄적으로 방안을 정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주 1회 등교하는 쪽으로 가지 않겠나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화성의 한 초등학교 교감은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어 교육 당국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만 언론 보도가 나오기 전에 미리 알려줘야 학교도 대처할 수 있을 텐데 매번 발표부터 먼저 해 곤혹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등교 방식을 정하려고 학부모 대상 설문조사만 3∼4차례 한 학교도 많다"며 "일주일도 안 돼 이걸 또 바꿔야 하니 모두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