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개그콘서트’가 기약 없는 휴식기를 선언, 방송을 중단한다. 에둘러 표현했지만 사실상 폐지다.
KBS 측은 14일 “20여 년간 대한민국의 대표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시청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개그콘서트’가 잠시 휴식기를 갖는다”고 밝혔다. 달라진 방송 환경과 코미디 트렌드 변화,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의 한계 등을 이유로 새로운 변신을 위한 휴식기를 선언한 것. ‘개그콘서트’의 출연자들은 휴식기 동안 KBS 코미디 유튜브 채널인 ‘뻔타스틱’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코미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알렸다.
제작진은 “그동안 유행어로, 연기로 대한민국의 주말 웃음을 책임져온 재능 많은 개그맨들과 프로그램을 사랑해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마지막까지 ‘개그콘서트’다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할 것을 약속드리며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다시 만나 뵙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휴식기라는 모호한 입장으로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혼란만 가중됐으나, 사실상 폐지로 보는 의견이 많다. 앞서 KBS는 폐지설 관련 “결정된 바 없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개그콘서트’ 폐지 관련 논의는 수개월 전부터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21년의 역사와 지상파 유일의 공개코미디 무대라는 점에서 어떻게든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고심했으나, 심화 되는 시청률 부진 등 출구 없는 상황에 손을 들었다. KBS 장수 프로그램의 폐지를 두고 ‘휴식기’로 알린 뒤, 돌아오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점도 폐지에 무게를 싣는다.
지난 1999년 9월 4일 첫방송된 ‘개그콘서트’는 최장수 코미디 프로그램 자리를 지켜왔다. MBC ‘개그야’(2009년 폐지), SBS ‘웃찾사’(2017년 폐지) 등이 떠난 뒤에도 지상파 정통 코미디의 명맥을 이어왔다.
신인 개그맨의 등용문 역할을 하며 정형돈 김병만 이수근 김준호 김대희 유세윤 신봉선 강유미 등 많은 스타와 유행어를 배출한 때도 있었다. ‘개그콘서트’의 밴드 음악을 한 주의 마무리로 생각한 시청자도 많았다. 그러나 유행과 이슈에 뒤처지며 각종 논란에 휩싸였고, 화제성과 시청률도 하락세를 보였다.
결국 KBS는 일요일에서 토요일로, 그리고 다시 금요일로 편성을 변경, ‘개그콘서트’의
한편, ‘개그콘서트’ 마지막 녹화와 방송일은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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