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기분 좋은 소식입니다.
지리산에 방사했던 천연기념물 반달가슴곰이 자연에 잘 적응해 올 겨울 새끼까지 낳은 것이 확인됐습니다.
경기침체 속에 작은 희망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이무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검은색 털북숭이의 강아지 만한 물체가 꼼지락댑니다.
가까스로 고개를 들어 올린 녀석은 눈도 뜨지 못한 채 겨울잠을 자는 어미의 젖을 빨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사육해 풀어준 것이 아니라, 처음으로 자연에서 제 힘으로 태어난 새끼 곰입니다.
걸어서 8km, 지리산 자락 두 개를 넘어 또 다른 바윗처마 아래.
역시 돌 틈 사이 꼼지락대는 또 다른 새끼 곰의 얼굴이 빠끔히 보입니다.
이번에 새끼 한 마리씩을 출산한 두 어미는 지난 2005년 북한에서 데려와 지리산에 방사한 것으로 모두 다섯 살짜리들입니다.
일반적으로 방사한 곰이 겨울잠을 자면서 새끼까지 출산했다는 것은 그만큼 자연에 잘 적응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인터뷰 : 송동주 / 국립공원 관리공단 멸종위기종복원센터장
- "스스로 먹이를 구하고 동면도 스스로 했고 자기들끼리 새끼를 출산하는 과정이 되었기 때문에 곰 자체는 이 지리산에 잘 적응했다."
천연기념물 329호 이자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있는 반달가슴곰은 공격적인 성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리산을 찾는 등산객들은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 인터뷰 : 이배근 / 멸종위기종관리센터 박사
- "(반달가슴곰이) 지금처럼 새끼를 데리고 있다든지 갑작스런 만남에서는 충분히 위험할 수도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되도록 정해진 길을 가시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음 달쯤이면 새끼 곰들은 걸음마를 배우며 어미와 함께 지리산 자락을 활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지리산에는 두 마리의 새 식구가 늘어 모두 17마리의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무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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