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업소에 대해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5월 5일까지 운영을 자제할 것을 권고합니다"
8일 찾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 '킹클럽' 앞에는 서울시가 지난달 접수처리해 부착한 공고가 붙여져 있었다. 그러나 이런 공고가 무색할만큼 이 업소는 5일 이전에도 정상영업을 하고 있었다. 결국 새롭게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경기도 용인시 66번 확진자(29·남성)가 지난 2일 이 클럽을 비롯한 이태원 일대 5개 유흥시설을 찾은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특히 이날 찾은 킹클럽의 경우 5일까지의 운영 자제를 끝내 참지 못하고 이르게 영업을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증명하듯 업소 안팎에 놓인 2개의 화환에는 '킹(클럽)이 드디어 문 열었다' '코로나' 등 글귀가 있었다. 코로나19로 일시적으로 휴업을 했다가 영업을 재개하면서 지인들이 보낸 것으로 추정됐다. 킹클럽, 주점 퀸, 주점 트렁크, 주점 술판 등 용인시 66번 확진자가 방문한 업소 중 상호명이 공개된 4곳은 모두 걸어서 2분 거리 안에 있었다. 특히 킹클럽과 주점 술판은 같은 건물 1·2층에 위치해 있었다. 이 확진자가 다녀간 또 다른 업소인 주점 퀸 앞에는 용산구 식품위생과에서 보낸 '용산구 역학조사 긴급우편'이 밀봉된 채 걸려 있었다. 방역당국이 협조를 위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데, 아직 업주 측이 확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이 업소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한 이후 상호가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꺼린 탓인지 A4용지로 상호명을 대부분 가렸다. 이 업소를 비롯해 인근 유흥시설에는 "이 시설은 용산구 소상공인회에서 방역을 완료했다"는 '안심가게' 표시가 붙어 있었다. 확진자가 찾은 또 다른 업소인 주점 트렁크 앞에는 '마스크 미착용시 입장불가' '발열검사 방명록 작성후 입장해달라' 표기가 걸려 있었다.
이날 기준 용인시 66번 확진자와 관련한 코로나19 확진 판정 건수는 본인을 포함해 16건에 이르렀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대책에 비상이 걸릴 수 밖에 없게됐다. 특히 클럽, 감성주점, 헌팅술집 등 유흥시설은 지난 6일 정부가 기존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로 전환한 이후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일부 이태원의 클럽들은 이날 '금요일 오픈한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정상운영을 알렸다.
이런 유흥시설의 문제는 공간 특성상 1m 거리두기 등 생활방역 지키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다. 특히 클럽은 좁고 밀폐된 장소를 수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용하기에 의도하지 않은 신체적 접촉이 종종 이뤄진다. 무대에 서 있거나 좁은 통로를 지나갈 때 옆 사람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바짝 붙어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번에 감염 장소로 떠오른 이태원 클럽은 강남, 홍대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간이 더 좁은 편이다. 보통 클럽을 이용하는 이들은 한 장소에 머물기보단 귀가 시간까지 여러 클럽들을 돌아다니며 즐기는 경우가 많아 감염에 더욱 취약하다.
또 마스크 착용 지침도 클럽에선 지켜지기 어렵다. 내부가 덥고 답답하다며 마스크는 입장할 때만 착용한 후 벗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좁은 장소에 수많은 사람들이 붐비기에 업소 입장에서도 대대적인 단속은 힘들다고 한다. 낮선 타인과의 대화나 스킨십이 이뤄지는 것도 취약점이다. 클럽 내부에선 음악소리가 커 상대방과 대화를 하기 위해선 바짝 붙어야한다.
한 클럽의 영업사원(MD)는 "클럽에 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다른 사람들과 얘기도 하고 놀기 위해서 오는 것"이라며 "마스크 착용을 부탁드리지만 잠시 덥다고 내리는 것까지 영업하는 입장에서 얘기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당장 다가오는 9~10일 주말에도 강남, 홍대, 이태원 등 서울 주요 유흥가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이윤식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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