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2·두산)가 역대 6번째 안타왕 2연패에 도전한다. 딱 3경기밖에 안 했지만 페이스는 1년 전보다 훨씬 좋다.
7일 KBO리그 잠실 두산-LG전에서 돋보였던 페르난데스의 타격이다.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2득점을 기록하며 두산의 9-3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과 개막 3연전에서 총 8개의 안타를 생산한 페르난데스다. 5일과 6일엔 안타 2개씩을 쳤다. 송광민(한화)과 안타 부문 공동 1위다. 페르난데스의 타율은 0.615(2위)에 이른다.
↑ 페르난데스(두산)는 7일 현재 안타 8개를 기록해 송광민(한화)과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사진(서울 잠실)=옥영화 기자 |
여름이 찾아오지 않았는데 페르난데스의 방망이는 무더위보다 뜨겁다. 페르난데스는 “개막일에 맞춰 잘 준비했는데 그대로 보여준 것 같다. LG와 개막 전 교류전에서 안타가 없었는데 이번(개막 시리즈)에 다 친 것 같다”라며 웃었다.
페르난데스는 LG와 교류전에서 6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결과는 모두 내야 땅볼이었다. 하지만 정규시즌에선 날카로운 타구를 외야 곳곳으로 날렸다. 올해도 페르난데스를 ‘강한 2번타자’로 중용하겠다던 김태형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100% 컨디션이 아니다. 페르난데스는 “첫 단추를 잘 꿰맸는데 아직 타격감이 다 올라오지 않았다. 앞으로 경기를 치를수록 더 좋아질 거다”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페르난데스는 지난해 전 경기(144)를 뛰며 197안타를 기록했다. 이정후(195개·키움)를 2개 차로 제치고 안타 1위를 차지했다. 외국인 타자가 안타왕에 오른 건 KBO리그 최초였다.
견제가 심해졌으나 이겨내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KBO리그에서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으나 절대 여유가 있지 않다. 물론 경험이 쌓였으나 타격은 여전히 쉽지 않다. 상대 투수는 나에 대해 철저하게 분석하며 신중하게 공을 던진다. 난 그들보다 두 배의 노력을 쏟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KBO리그에서 2년 연속 안타 1위에 오른 선수는 이강돈(1989·1990년), 이병규(1999·2000년), 김현수(2008·2009년), 이대호(2010·2011년), 손아섭(2012·2013년) 등 5명뿐이다. 페르난데스가 타이틀 수성에 성공한다면, 6번째 선수가 된다.
페르난데스는 타이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안타뿐 아니라 타율, 홈런 등 모든 타이틀을 갖고 싶다. 하지만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다. 게다가 KBO리그에 수준 높은 타자들이 많다. 타이틀을 하나라도 차지하는 게 어렵다”며 “열심히 훈련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