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에서 마취제를 투약해 남자친구를 숨지게 한 이른바 '부천 링거 살인 사건'으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전직 간호조무사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오늘(4일) 인천지법 부천지원에 따르면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전직 간호조무사 32살 여성 A 씨는 최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그는 살인이 아니라 남자친구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것이라며 무죄를 재차 주장하며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도 1심의 양형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항소했습니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해야 한다"며 A 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에게는 무기징역이 선고돼야 하는데 그에 못 미치는 판결이 선고됐다"며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고 말했습니다.
A 씨의 항소심은 서울고법에서 열릴 전망입니다. 1심 법원이 소송기록을 정리해 서울고법으로 넘기면 항소심을 담당할 재판부가 결정됩니다.
앞서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임해지 부장판사)는 지난달 24일 선고 공판에서 A 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성매매를 했다고 의심한 뒤 살해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범행 전) 부검으로 주사 쇼크를 알 수 있는지 검색하는 등 의학지식을 이용해 보관하던 약물을 피해자에게 투약하고 자신은 약물을 빨아먹는 방법으로 동반 자살로 위장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전혀 반성하는 기미 없이 살인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유족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돼 참회하고 유족에게 속죄하는 게 마땅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A 씨는 2018년 10월 21일 오전 11시 30분쯤 경기도 부천시 한 모텔에서 링거로 마취제 등을 투약해 남자친구 B(사망 당시 30살) 씨를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A 씨는 또 프로포폴 등을 처방전 없이 B 씨에게 투약하고 2016년 8월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이 폐업하자 의약품을 훔친 혐의를 받았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B 씨는 마취제인 프로포폴과 소염진통제인 디클로페낙 등을
사건 당시 B 씨와 모텔에 함께 있던 A 씨도 검사 결과 약물을 투약한 것으로 밝혀졌으나 치료 가능한 수준의 농도로 확인됐습니다.
A 씨는 수사기관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다며 살인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