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근무환경과 복리후생 변화를 통해 워라밸 문화를 정착시키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저축은행 업계도 워라밸 대열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육아휴직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하거나 정시퇴근을 제도적으로 못박는 등 달라지는 인식 변화에 발맞춘 근무환경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19년 사회조사'를 보면 '일과 가정생활의 우선도'에 대한 질문에 '둘 다 비슷하다'는 답변이 44.2%로 '일을 우선시 한다'(42.15%)는 응답에 비해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회로 시대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과 지위 향상을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인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임직원을 배려하기 위해 노력하는 저축은행 업계의 현황을 살펴본다.
■ 가족친화적 정책으로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 잡아
JT친애저축은행은 금융업계의 보수적인 분위기를 깨고 남성 임직원의 육아휴직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실제 2013년부터 올해 2월 중순까지 전체 육아휴직자 134명 중 남성 육아휴직자가 20%를 넘는 28명(20.9%)에 달한다. 이는 동종업계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금융업계 전체 육아휴직자는 8만5726명이며 이중 남성은 2214명으로 2.6%에 불과하다. JT친애저축은행은 남성 직원들의 휴직기간도 평균 7개월로,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발표한 남성 직장인 평균 육아휴직 기간인 5.8개월보다 1.2개월 더 길었다.
가족과 함께 '저녁 있는 삶'을 보낼 수 있도록 정시퇴근과 휴가를 권장하는 저축은행도 있다. SBI저축은행은 매주 수요일을 정시에 퇴근하는 '가정의 날'로 지정해 임직원들의 빠른 귀가를 독려하는 한편 가족과 함께 이용하도록 콘도·리조트와 같은 휴양시설을 제공하는 등 가족친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직원 본인과 가족 한 명에 한해 건강검진 비용을 인당 50만원씩 지원하거나 직원 모두에게 피부미용 또는 운동시설 비용을 75만원까지 지원해 직원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며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있다. 가족이 아플 경우 5일간 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가족사랑 휴가'를 제공하고 자녀를 출산한 직원에게는 매년 200만원씩 5년간 '베이비사랑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적극적인 가정 보호 복지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난임으로 힘들어하는 직원을 위해 난임 치료 휴가를 제공한다. 1년에 3일간의 휴가를 지급함으로써 난임 가족의 어려움을 공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더 나은 근무환경 제공으로 다니고 싶은 회사로
저축은행 업계는 임직원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근무환경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해당되는 대형 저축은행에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됐다.
이에 따라 JT친애저축은행도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해 유연한 근로환경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통해 야근이나 회식을 없애면서 직원들로부터 업무 효율과 삶의 질이 함께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원들이 업무를 하며 받을 수 있는 스트레스 등을 살펴 더 나은 근무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도 눈에 띈다. JT친애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은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지점 창구 및 소비자금융부, 고객서비스센터 등 고객 응대를 담당하는 직원들 대상으로 '감정노동 피해 예방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생일에 오후 반차를 사용하도록 해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보장해 주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는 이외에도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임직원의 피해를 막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JT저축은행은 재택근무를 선제적으로 시행해 코로나19로 인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SBI저축은행 등 일부 저축은행은 기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이던 근무시간을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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