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분위기가 좋다. 눈을 질끈 감게 만드는 섬뜩한 오프닝에 공포와 미스터리를 적절히 배합시킨 안정 적인 주행이 중반부까지 이어진다. 아쉬운 건 작위적 반전을 품은 진부한 엔딩. 오랜 만에 만난 정통 공포 괴담 ‘호텔 레이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영화는 동생을 맡기기 위해 가족과도 같은 엄마의 친구가 운영하는 ‘호텔 레이크’를 찾은 언니 ‘유미’의 공포 체험이다. 사장 ‘경선’은 두 자매를 따뜻하게 반기지만 어딘지 비밀을 숨기고 있는 듯하고, 항상 술에 취해 있는 유일한 메이드 ‘예린’은 유미에게 이상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궁전과도 같은 이 호텔은 성수기엔 사람들로 가득차지만 비수기 때는 스산함 그 자체다. 텅텅 빈 호텔 안에 미스터리한 두 여인과 불안한 주인공, 정신 쇄약의 어린이 한 명. 네 여자의 기묘한 심리전과 공포스러운 분위기, 숨겨진 미스터리가 서늘하게 조합돼있다. 화려한 기교 없이 안개 속에서는 펼쳐지는 친숙한 정통 공포가 꽤나 매력적이다.
다만 모든 안개가 걷히고 진실이 드러날수록 영화는 한계에 다다른다. 신파적 요소를 최대한 걷어내려는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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