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사상 처음 마이너스권에 진입하면서 이를 인식하지 못한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장애가 발생해 투자자들의 손실이 우려됩니다.
오늘(21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9분부터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마이너스대로 떨어지면서 키움증권 HTS에서 관련 선물 종목인 '미니 크루드 오일 5월물'의 거래가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HTS가 마이너스 가격을 인지하지 못하면서 매매가 중단됐고, 이에 따라 반대매매가 실시간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면서 "이후 3시 30분에 강제 청산이 이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제때 청산 주문을 넣지 못한 투자자들의 손실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키움증권 고객 게시판에 글을 남긴 한 투자자는 "새벽 3시 미니 크루드 오일 5월물을 매수한 뒤 청산을 시도했으나 청산 주문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마이너스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을 아무것도 못 하고 지켜봐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와 관련해 키움증권 관계자는 "투자자 피해 사항을 확인해 규정대로 보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메리츠증권이나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교보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의 경우 만기 전날 5월물을 청산해 유사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
다만 삼성증권은 "HTS상 관련 시세 조회 화면에 일부 오류가 있어 수정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현지시간으로 오늘(20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는 원유 선물 만기를 맞아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대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