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수준 집값 하락땐 고령층 차주가 가장 취약"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주택 가격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만큼 하락하면 고령층 차주가 가장 취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전세보증금이 주식 투자에 활용되고 있어 이에 대한 위험도 평가해야 한다고 한국 정부에 권고했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IMF의 한국 금융부문 평가 프로그램(FSAP)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FSAP는 극단적인 상황 시 금융시스템 취약 요소를 발견하기 위해 진행하는 평가 프로그램이다.
IMF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준하는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한국 금융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복원력(overall resilient)이 있다고 평가했지만 저금리·저성장, 인구 고령화, 핀테크 발전 등에 따른 금융시장 경쟁 심화 등을 감안할 때 일부 분야는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IMF는 우선 고령층 부채에 대한 부분을 짚었다. IMF는 "가계부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준하는 주택 가격 하락 충격이 발생하면 특히 고령층 차주의 취약성이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IMF는 12가지 권고 사항을 내놓았다. 이 가운데는 "전세제도로 야기될 수 있는 잠재적인 차환 리스크와 전세보증금의 주식 투자 활용에 따른 전세제도·주식시장 간 연계성 증가 등에 대해서도 평가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전세보증금을 활용한 주식 투자의 위험성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은행권이 가계부문 담보·무담보 대출에 대한 부문별 경기 대응 완충 자본 적립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권고도 있었다. 현재 국내에서는 가계대출에 대해 별도로 완충 자본 적립 의무가 없다.
[최승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