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가장 많이 거래한 종목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QQQ(ProShares UltraPro QQQ)다. 매수액과 매도액을 합친 결제액이 총 2억4925만달러(약 3037억원)에 달했다. 이 ETF는 미국 나스닥 일별 움직임의 세 배를 추종한다.
나스닥이 하루 동안 조금이라도 오르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하락하면 낙폭의 세 배가 손실로 돌아오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증시가 당장 오를 것으로 보고 '한 방'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활용한다. 이 상품에 대한 매수결제액과 매도결제액은 각각 1억2000만달러 수준으로 비등하다.
국내 투자자들은 하락에 베팅할 때도 세 배 레버리지 상품을 적극 활용했다. 이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세 번째로 많이 거래한 종목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PROSHARES Ultrapro Short QQQ)다. 이 기간 총 1억7496만달러(약 2132억원)어치 거래가 이뤄졌다. 매수결제액은 9288만달러, 매도결제액은 8208만달러다. 이 상품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와 반대로 나스닥의 일별 움직임을 역방향으로 추종한다. 하루 동안 지수가 10% 내리면 30% 수익을 내는 식이다.
각 상품의 매수액과 매도액 비율이 엇비슷하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 미국 증시 방향성에 대한 뚜렷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는 않은 것으로 풀이되지만 상승 또는 하락에 베팅할 때 모두 지수 일별 움직임의 세 배를 수익화하는 상품을 선택했다는 것은 외국 시장에서 한층 과감한 투자에 나서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산유국 간 감산을 둘러싼 의견 차, 미국 대선 등 복합적 요인이 맞물려 세계 증시에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단기 방향성에 베팅해 큰 수익을 내려는 심리가 강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국내 시장에 세 배 레버리지 상품이 애초에 상장돼 있지 않다는 점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는 지수 일별 움직임의 두 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만 상장돼 있으며, 세 배를 추종하는 상품은 규정상 상장이 불가능하다. 증권사 관계자는 "높아진 증시 변동성 속에서 과감한 투자를 원하는 사람들이 외국에 상장된 고배수 레버리지 상품으로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세 배 레버리지 ETF는 지수 일별 움직임의 세 배를 추종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하루보다 긴 특정 기간 동안 지수 수익률이 ETF 수익률과 일치하지 않으며, 이에 따라 지수가 뚜렷한 방향성 없이 등락하는 동안 장기 보유하면 수익률이 하락하는 침식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