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선후보까지 올랐던 전북지역 거물 정치인 정동영 후보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지내며 절치부심한 김성주 후보의 대결은 전북 정치권 최대 관심사다. 지난 선거에선 정 후보가 989표(0.76%) 아슬아슬한 격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번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집권당의 힘'을 앞세운 김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4선 현역인 정 후보를 앞섰다. 정 후보 측은 선거 막바지 김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 제기로 도덕성 공세까지 펼치면서 추격전에 나섰다. 선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표심 향배에 관심이 집중된다.
민심은 지역별·연령별로 각양각색이었다. 주로 고령층에선 정 후보, 젊은 세대에선 김 후보를 택하는 경향이 강했다. 모래내시장에서 만난 70대 남성 박 모씨는 "전주에 정동영 만한 큰 인물이 어디 있느냐"며 "전주가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정 후보같은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60대 시장 상인 정 모씨는 "그동안 정 후보를 많이 밀어줬는데, 전주는 발전이 아니라 퇴보를 했다"면서 "전주 사람들 대부분은 민주당을 지지하는데, 정 후보는 민주평화당, 민생당으로 자꾸 옮겨 다녔다. 이번에는 김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아중사거리 인근에서 만난 40대 여성은 "김 후보가 국민연금 이사장을 할 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전주로 옮기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안다"며 "집권당 사람을 뽑아야 무엇 하나라도 지역 발전에 보탬이 되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밝혔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한 50대 여성은 "토론회나 유세하는 것을 보면 솔직히 김 후보 보다는 정 후보가 똑 부러지는 느낌이 있다"면서도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주려면 김 후보를 뽑는 게 맞을 것 같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는 김 후보 쪽으로 기울어 있다. KBS·한국리서치가 지난 6~8일 전주병 지역구 18세 이상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유선 9.4%, 무선 90.6% 전화면접)에서 김 후보는 지지율 56.8%로 정 후보(32.1%)에게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4.4%p) 이상인 24.7%포인트까지 격차를 벌렸다. 다만 유선전화 100%로 진행된 뉴시스 전북취재본부·코리아정보리서치 여론조사에선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비교적 좁았다. 지난 7~8일 7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김 후보는 47.2%, 정 후보는 37.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격차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7%p)를 벗어난 9.3%p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참조)
김 후보는 "여론조사 수치에 연연하지 않은지 오래됐다. 끝까지 방심하지 않고 더 촘촘한 선거운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전주 지역에서 정 후보의 무게감이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김 후보 측의 분석이다. 정 후보 측도 '해볼 만한 싸움'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정 후보는 "우리가 느끼는 현장 민심은 여론조사와 확연히 다르다"면서 "시간이 갈 수록 흐름이 넘어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거가 막바지로 갈수록 공방은 치열해지고 있다. 정 후보 측은 김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정 후보는 지난 9일과 10일 잇달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김 후보가 대주주인 '한누리넷'과 관련한 관공서 입찰 담합 의혹 등을 제기했다. 정 후보는 "부도덕한 인물을 전주의 국회의원으로 뽑아선 안 된다"며 "유권자들이
[전주 =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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