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발 코로나19판데믹 사태에 대해 "중국 편드는 WHO가 다 망쳤다"고 비난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사무총장(가운데), 발원지 흔적 지우기와 코로나 원조에 나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출처 = 백악관· WHO·인민일보 등] |
이같은 중국의 태세 변환에 국제 사회 분노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 편만 들어온 세계보건기구(WHO)를 겨냥해 "잘못된 대응으로 전세계 피해를 키웠다"고 비난했고, 총리마저 병원에 입원한 영국에서는 "중국 데이터를 신뢰하는 사람이 있느냐"면서 중국 측 코로나 관련 정보를 믿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 7일(현지시간) 미국은 중국 편만 드는 WHO에 더이상 회비를 내고 싶지 않다는 불만을 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출처=트위터] |
트럼프 대통령의 WHO 비난 트윗은 앞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미국 등) 각 국 정부가 우한 체류 자국 시민을 자국으로 송환하는 것은 과민 반응이니 자제하길 바란다"고 한 발언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번지던 지난 1월 28일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을 만난 후 "시 주석의 과감한 조치를 높이 평가한다"고 했고, 미국에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직전인 지난 달 초에는 "아직 판데믹 상황까진 아니다. 중국은 전세계 공동체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식을 안이하고 중국의 편을 드는 발언을 해 국제 사회의 분노를 샀바 있다. WHO의 베이징 파견팀은 "중국이 코로나19를 빠르게 막았다. 전세계가 중국에 감사해야 한다"는 공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앞서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사설을 통해 "WHO 회원국 기여금은 미국이 22%를 내고 중국은 12%만 낸다. 미국 측 인사들은 일반적으로 소속 국제기구를 위해 일하지만 중국 측이 후원한 인사들은 대놓고 중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WHO 총장을 비판한 바 있다. WSJ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WHO는 중국 보건기구'라고 한 점이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중국과의 연계를 약화해야 한다고 한 것은 모두 일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중국은 WSJ가 중국 비판 사설을 썼다는 이유로 베이징 주재 WSJ기자들을 추방키로 한 바 있다.
↑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은 코로나19 늑장 대응에 대한 국내 비판을 외부로 돌리는 정치적 발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 사우스햄튼 대학은 중국이 3주만 더 빨리 코로나19 대응에 나섰다면 전세계 피해가 95% 줄어들 수 있었다는 연구 결과를 내기도 했다. [코로나19 데이터 출처=존스홉킨스의... |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에서도 최근 WHO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비난 목소리를 높여왔다. 마사 맥샐리 연방 상원의원은 지난 주 "WHO는 중국을 감싸고 도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거브러여수스 WHO총장 사퇴를 요구했다. 릭 스콧 연방 상원의원도 상원에 WHO의 코로나19 대처에 관한 조사를 요구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WHO비난을 단순히 정치적인 발언으로 볼 수만은 없다. 미국 사우스햄튼 대학은 중국이 3주만 더 빨리 코로나19 대응에 나섰다면 전세계 피해가 95% 줄어들 수 있었다는 연구 결과를 내기도 했다. 중국은 12월 코로나19 발병을 WHO에 공식 보고했지만 실제로는 우한에서 11월께 발병 보고가 있었다.
중국이 통계를 왜곡하고 언론을 압박해 시 주석을 위시한 공산당 지도부를 치켜세우고 있다는 비판은 그간 꾸준히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7일 영국 공영방송 BBC는 중국 당국의 코로나19정보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했다.마이클 고브 국무조정실장은 BBC 인터뷰에서 "중국의 코로나19 보고 중 일부는 바이러스의 규모와 성격, 전염성 측면에서 정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BBC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성공적으로 치뤘다는 중국을 과연 믿을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면서 "데이터가 정확하든지 아니든지, 이런 세계적 사태를 만들어낸 중국은 지금 자신들이 그 사태를 끝낼 수 있는 나라처럼 보이기를 원한다"고 비판했다. BBC는 중국 경제 데이터마저 믿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산당 일당 지배 체재인 중국의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수치는 실제 성과를 정확히 반영하는 게 아니라 목표치를 제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 중국에서는 코로나19사태와 관련해 정부를 비판한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지거나 `가짜뉴스 유포자`로 몰려 비참한 죽음을 맞았다. 왼쪽부터 런즈창 전 화위안그룹 회장 , 의사 리원량, 시민기자 천추스씨. [사진 출처 = 봉황망·트위터] |
↑ 2017년 당선 당시 `하나의 중국` 을 선언한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최근 `유럽이 코로나19 진원지`라고 언급하는 등 중국 편향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 달 12일 자오리젠 중국 외무부 대변인은 "우한에 코로나19를 가져온 것은 미군일 수도 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출처 = 트위터·신화망] |
↑ 중국은 일대일로 계약을 체결한 이탈리아 외에 관심 국가인 스페인과 프랑스, 멕시코 등을 상대로 코로나 외교에 나섰다. 왼쪽 시계방향으로 스페인 발렌시아·멕시코·프랑스에 도착한 중국 의료용품들. [사진 출처=트위터]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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