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성범죄 의심자의 신상을 털어 이를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공개하는 민간단체가 있습니다.
자신들을 '자경단'이라고 부르는 등 언뜻 정의로워 보이지만,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습니다.
신상 공개 과정에서 개인정보 침해는 물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까지 하고 있거든요.
윤지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온라인 성범죄 의심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텔레그램 대화방 '주홍글씨'입니다.
주민등록증을 들고 사진을 찍은 남성들의 사진이 셀 수 없이 많이 올라와 있고, 성착취방 참여 정황과 해당 인물의 이름, 연락처까지 공유돼 있습니다.
자필 반성문 사진과 사과 영상으로 '망신주기'를 하는 게시물도 다수 올라와 있습니다.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이 대화방에 참여하는 인원은 1만 1천여 명.
이미 200여 명의 신상정보가 노출돼 있습니다.
이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조직이라며 '텔레그램 자경단'이라고 자처하고 있지만, 부정적 시선도 많습니다.
무분별한 신상정보 공개 자체가 범죄인데다 범죄 정황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이름이나 피해물이 노출되는 등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탓입니다.
일각에선 이들 역시 한때는 가해자였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분석합니다.
▶ 인터뷰(☎) : 서승희 /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
- "이용자들이 성착취방의 내용들을 보면서 본인들이 생각할 때는 문제적이라고 생각되는 지점에 대해서만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따라 경찰은 '자경단' 회원들에 대해 수사에 나설 방침입니다.
경찰은 "자경단의 행동이 개인정보 침해 소지가 많다"며 "수사 협조를 받기보다는 수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윤지원입니다. [ jwyuhn@gmail.com ]
영상취재 : 김현석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