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한 시내면세점에 코로나19에 따른 영업시간 변경 안내 문구가 붙어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
2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마감한 서울 중소·중견기업 시내면세점 특허 신청에는 총 3개 기업이 참여했다. 서울과 함께 특허권이 나온 충남 지역은 신청자가 없어 유찰됐다. 중소·중견 시내면세점 특허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중소기업확인서를 발급만은 사업자만 신청할 수 있다.
관세청은 특허심사위원회를 열고 신청 기업을 대상으로 특허권 발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제한된 특허 발급 수가 없어 600점(1000점 만점) 이상 평균점수를 얻기만 하면 면세점을 열 수 있다. 특허 기간은 운영일로부터 최대 15년이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기업은 국내에서 면세점을 운영하지 않는 곳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중소·중견 면세점은 ▲동화면세점 ▲에스엠면세점 ▲튜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김해) ▲그랜드면세점(대구) ▲엔타스면세점(인천) ▲시티플러스(인천국제공항) ▲탑시티면세점(인천국제공항) 등 17개다.
당초 면세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이번 특허권 신청에 참여할 기업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국내 면세산업은 각국 하늘길이 막혀 비상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 2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1026억원으로 전월(2조248억원)대비 45.5% 반토막이 났다. 전년보다는 36.7%나 줄었다.
이에 SM면세점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매장은 이달까지만 영업한다. SM면세점은 2015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첫 서울 중소·중견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 당시 입찰에는 총 14개 기업이 특허권 1개를 놓고 경쟁했다.
현재 서울 시내면세점은 초토화 상태다. 2014년 6개에 불과했던 서울 시내면세점 개수는 이듬해 13개로 급증했다. 2017년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동화면세점은 지난해까지 413억원의 누적적자가 쌓였다. SM면세점의 누적손실은 813억원에 달한다. 한화와 두산은 지난해 특허를 조기 반납하고 면세 사업을 철수했다. 지난해 말 마감한 서울 대기업 시내면세점 입찰(총 5곳)에는 현대백화점만 참여해 유래없는 유찰 사태를 빚었다.
일각에서는 관세청이 이번 중소·중견 시내면세점 입찰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개시일 연기 등의 혜택을 줄 가능성도 나온다. 최종 선정된 업체는 결과 통보일로부터 1년 이내에 반드시 점포를 열어야 한다. 앞서 관세청은 2017년 사드 사태 당시 현대백화점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을 대상으로 개점 연장을 승인한 바 있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해 세법개정을 통해 중소·중견 특허 갱신 횟수를 기존 1회에서 2회로 늘려 최대 15년까지 특허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이
면세업계 관계자는 "2015년보다 특허를 신청한 기업 수가 대폭 줄었긴했으나 예상보다 많은 곳이 참여했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고 해외여행이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염두에 두면 아직도 면세업을 '황금알 낳는 거위'로 판단한다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니냐"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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