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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공수처가 여권의 `눈엣가시` 제거용인가

기사입력 2020-04-02 09:16


4·15 총선을 불과 2주 앞두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한 여권의 공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윤석열 때리기'의 선봉장은 자칭 '더불어민주당의 효자'라는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인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이다.
최 전 비서관은 조국 전 법무장관 자녀에게 허위인턴 증명서를 만들어준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고, 황 전국장은 작년 9월 조 전 장관의 1호 지시로 신설된 '검찰개혁 추진지원단'단장으로 활동하다 올초 사표를 낸 장본인이다.
이들 외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추미애 법무장관도 가세한 상황이다.
윤 총장이 이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받는 사건은 조국 사태와 윤총장 장모 소송의혹, 신라젠 관계자 협박 등 세가지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 [사진출처 =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장관 가족 수사와 관련해 최 전 비서관은 지난달 30일 "윤 총장 부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대상 1호가 될 수 있다"며 "나에 대한 날치기 기소를 포함해 법을 어기고 있는게 한두가지가 아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최씨는 조 전 장관의 대학 후배로 공수처를 설계한 당사자 중 한 명이다.
황 전 국장도 "조국 사태는 검찰의 쿠데타"라며 "검찰개혁 완수를 위해 (검찰과) 한판 뜰 수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 블랙리스트'로 윤 총장을 포함한 14명의 검사 이름을 공개했다.
윤 총장 장모 소송 의혹에 대해선 유시민 이사장이 지난달 31일 "윤 총장이 통장 잔고증명서 위조혐의 등으로 기소된 장모의 혐의를 알고 있었다면 공수처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윤 총장 청문회 당시 청와대와 민주당은 이 사안이 문제가 안된다고 선을 그었고, 최 전 비서관은 윤 총장의 인사 검증을 담당했었다.
신라젠 협박사건에 대해선 열린민주당이 "정치검찰과 종편 방송사의 정치공작음모"라며 법무부 감찰을 촉구하고 있다.
신라젠 사건은 회사 일부 임원들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수백억원대 주식 차익을 거뒀다는 내용으로 서울 남부지검이 수사 중이다. 당시 증권가에선 신라젠이 부산에 본사를 둔 사실을 들어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연루의혹설이 돌았다.
이와 관련해 MBC는 지난달 31일 "채널A 법조기자가 금융사기죄로 수감중인 이철 전 신라젠 대주주에게 접근해 윤 총장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검사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가족 수사는 막아줄테니 유 이사장 비위를 털어놓으라고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이철 전 대주주는 유시민 이사장이 만든 국민참여당 지역위원장 출신으로, 유 이사장은 이씨 부탁을 받고 2015년 신라젠 기술설명회에서 축사를 했다. 해당 검사장과 대검은 MBC보도에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지만, 추미애 법무장관은 1일 "녹취가 있고 상당히 구체적이기 때문에 간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감찰 필요성을 언급했다.
여권, 특히 친조국 인사들이 선거 막판 일제히 윤 총장 때리기에 나선 것은 '윤석열 몰이'를 통한 검찰개혁을 내세워 자신들 지지층은 물론 중도 표심까지 견인함으로써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또 총선 이후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의혹을 비롯해 배후 권력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라임자산운용사태, 신라젠 사건 등 정권을 향한 검찰의 본격수사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속셈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검찰은 최근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직속 특별감찰반원으로 지난해 12월 검찰 조사를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한 백모 수사관의 휴대폰 비밀번호를 넉달 만에 풀어 분석 작업 중이다.
'판도라 상자'로 불리는 휴대폰 내역이 공개되면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에 얼마나 불똥이 튈지 전혀 예측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여권으로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총선 이후 대통령 직속기관인 공수처를 가동해 윤 총장 사단을 물갈이하려는 계산을 했을 수 있다.
더구나 공수처는 기소 판단을 재심하는 기소심의위원회 설치가 막판에 삭제되면서 기소까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공수처가 여권의 '눈엣가시'인 윤 총장 등을 제거하는데 사용될 가능성이 농후한 셈이다.
윤 총장이 정말로 잘못을 저지르고 비리에 연루됐다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여권의 공격이 자신들의 표를 챙기고 정권 수사를 물타기하려는 정략적인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면 전혀 다른 문제다.
이것은 특정인에 대한 정치보복이자 희생양 삼기로 비칠 수 밖에 없다.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가 페이스북에 "이상한 사람들이 나타나 윤 총장 장모를 공격하고, 유시민은 윤석열이 공수처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고 자락을 깔고, MBC는 윤석열 측근이 언론사와 내통했다고 보도하고, 열린민주당은 법무부에 감찰하라고 성명을 내고... 왠지 프레임을 걸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지적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은 남북전쟁 당시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뉴스편집자였던 호레이스 그릴리가 하루가 멀다하고 자신을 혹독하고 격렬하게 비판하자 이렇게 편지를 보냈다.
"옳은 일을 하는 사람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비난을 이겨내는데 진리만큼 뛰어난 원군은 없습니다..."
윤 총장이 세 가지 사건에 대해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다면, 윤 총장을 향한 모욕과 비난의 화살은 결국 부메랑처럼 여권으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다.
조국 사태에서 보듯 중요한 것은 민심의 향배다.
[박정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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