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일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첫 '무제한 돈 풀기'에 나선다.
한은은 이날 시중에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은행과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RP 매입 입찰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6일 일정 금리 수준에서 시장의 자금 수요 전액을 제한 없이 공급하는 주 단위 정례 RP 매입 제도를 3개월간 도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도 하지 않았던 전례 없는 조치다.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펼치는 양적완화(QE)와 사실상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이를 두고 '한국판 양적완화'라는 평가가 나왔다.
최근 금융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불안한 상황이 연일 지속되고 있다. 이 영향으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었고 기업들의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특히 증권사들이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추가 증거금 요구(마진콜)에 대응하고자 기업어음(CP)을 대거 시장에 내놓으면서 단기자금시장의 불안이 커졌다.
분기말 자금 수요 문제는 해소됐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금융시장의 유동성 수요는 지속할 것이란 게 시장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한은은 한도 제한 없는 유동성 공급으로 불안 심리가 완화돼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정부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의 시의적절한 운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한 첫 외화대출 자금 87억2000만달러가 이날 시중에 실제로 풀린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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