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아파트 매수우위지수가 23주 만에 기준선(100) 아래로 내려앉았다.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지난주(16일 기준) KB 아파트 주간동향에서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전주(101.7) 대비 9.9포인트 하락해 91.8을 기록했다.
매수우위지수는 국민은행이 부동산중개업체 900여 곳을 대상으로 주택 매도자와 매수자 중 어느 쪽이 많은지를 조사해 산출하는 지수다. 100을 넘으면 매수자가, 100 미만이면 매도자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뜻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지난해 9월 마지막 주 98.5로 내려앉았다가 10월부터 반등을 시작했다. 15억원 초과 대출 금지를 적용한 12·16 부동산대책 직전까지는 매수우위지수가 128까지 치솟았다. 강남·강북에서 고르게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12·16 대책 발표 이후 매수세가 꺾이면서 100대 초반으로 떨어진 뒤 두 달간 횡보하며 '관망세'가 짙었다. 그러다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 유행으로 확산된 이달부터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해 기준선 100 아래로 떨어졌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 지역 낙폭이 컸다. 12월 초 124.6 고점을 찍었던 강남 매수우위지수는 1월 말 90선으로 먼저 떨어진 뒤 한동안 버티다 지난주 11.9포인트 급락해 80대 초반(82.8)까지 밀렸다. 강북(14개구) 지역도 지난주 매수우위지수가 100대 초반(102.0)으로 떨어졌다. 12월 고점(133.8) 대비 3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강남 아파트는 대출 규제와 보유세 강화로 '급매'도 안 팔린다. 종전 최고가보다 최대 5억원씩 떨어진 거래도 체결됐다. 대치동 개포우성2차(127㎡)는 이달 14일 종전 최고가(34억5000만원·12월 21일)보다 5억원 낮은 29억5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잠실 리센츠는 전용 84㎡가 지난 6일 16억원에 팔렸다. 2월만 해
강남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고강도 대출 규제, 막대한 세금, 깐깐한 자금 출처 조사까지 겹겹 규제로 거래 절벽이 온 데다가 코로나19까지 겹쳐 '급매'도 거래가 잘 안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는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4%나 급등해 주택 소유자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이선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