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고 하찮은 것’이 ‘날찾아’ 박민영과 서강준의 마음 속 깊이 들어와 파동을 일으켰다.
16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극본 한가람, 연출 한지승, 장지연, 제작 에이스팩토리, 이하 ‘날찾아’) 5회에서 해원(박민영)은 북현리의 매서운 한파와 함께 갑작스럽게 찾아온 엄마 심명주(진희경)가 달갑지 않았다.
명주는 원체 차가운 사람이라 가족에 무심했고, 도무지 가족 간의 유대를 쌓을 겨를이 없었기 때문. 7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후, 두 모녀 사이에는 더욱 냉기가 돌았다. 명주가 해원의 면회를 전부 거절하고 편지는 받는 족족 반송한 것. 그렇게 영문도 모르고 거절만 당해온 해원이었다.
출소 후에도 모녀지간엔 별반 달라진 게 없었다. 여름이 올 때쯤 한 번, 겨울이 올 때쯤 한 번, 그렇게 일 년에 두 번 만나 밥을 먹고 차를 마신 뒤 헤어지는 게 왕래의 전부였다. 그런 명주가 일언반구도 없이 나타났으니, 그녀의 머릿속엔 “여긴 왜 왔을까”라는 의문만이 맴돌았다. 혹시 그동안 소원했던 관계를 풀어보려고 찾아온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도 무색하게 명주의 태도는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 똑같이 말이 없었고, 똑같이 해원에게 무심했고, 언제나 그래왔듯 밥을 먹자 통보해왔다. 냉기로 철철 넘쳐흐르는 그녀에게 해원은 그 어떤 것도 물어볼 수 없었다.
이처럼 해원의 가족은 서로를 챙기는 따뜻한 은섭(서강준)의 가족과는 전혀 달랐다. 내심 해원도 은섭네처럼 가족의 온기를 느껴보길 바랐지만, 그럴 기미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엄마를 보고 있자니 울화통이 터졌다. “왜 왔어? 말 안 해줄 거야”라고 물어도, “너랑 상관없는 일이라서 그래”라는 무심한 답만 돌아오니, 해원은 더욱 화가 났다. 결국 “근데 난 그럼 엄마한테 뭘 말하면서 살아야 돼? 진짜 궁금해서. 난 엄마한테 뭘 물어보고 뭘 말해? 나 지금까지 엄마한테 아무것도 묻지 않았잖아”라며 켜켜이 쌓아왔던 감정의 봇물을 터트리고야 말았다. 나아질 기미 없이 감정의 골이 점점 더 깊어만 가는 두 모녀였다.
보영(임세미)이 자신과 예전처럼 돌아가고 싶다며 은섭에게 도움을 청한 사실에 기분이 더욱 나빠진 해원. 불편한 감정을 눈치 챈 은섭은 “그럼 우리 기분이 좀 나아지는 일을 해볼까”라며 그녀를 굿나잇 책방으로 이끌었다. 그렇게 영화 ‘클래식’을 보며 힐링의 시간을 가지던 중, 영화 속 두 남녀가 서툰 움직임으로 왈츠를 추자, 은섭의 머릿속에는 해원과 온 책방을 누비며 낭만 가득한 왈츠를 추고 있는 장면이 재생됐다. 서로의 눈을 마주하고 웃는 두 사람의 얼굴엔 행복으로 가득했다.
과거였다면 해원과 은섭은 이와 같은 시간을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해원은 은섭의 존재를 몰랐고, 은섭 또한 그저 뒤에서만 지켜봤기 때문. 하지만 같이 보내는 나날이 계속되고, 몰랐던 면면을 알아가면서, 서로의 존재는 마음속 깊숙이 들어왔고, 그 크기는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아주 작고 하찮은 것이 내 몸에 들어올 때가 있네. 아주 작고 하찮은 것이 내 몸이 저의 감옥인 줄도 모르고. 내 몸에 들어와서 나를 뜨겁게 껴안을 때가 있네’라는 안도현의 시처럼 자각하지도 못하는 사이 서로가 서로에게 큰 의미가 됐다. 그건 필시 사랑이었다.
한편, 이날 방송 말미에는 굿나잇 책방으로 익숙한 손님이 찾아왔다. 혜천고 총동창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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