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클로저 워.’ 올해 가장 흥미진진한 타이틀 경쟁은 세이브다.
하재훈(SK), 고우석(LG), 이대은(kt), 문경찬(KIA)이 새 역할을 받아 주가를 높였다. 조상우(키움), 정우람(한화), 원종현(NC)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해외 원정 도박으로 징계를 받은 ‘끝판왕’ 오승환(삼성)도 여름부터는 세이브 경쟁에 뛰어든다.
이형범(두산)도 주목받는 마무리투수 중 1명이다. 구속이 아닌 제구로 타자를 압도하는 이형범은 지난해 프리에이전트(FA) 보상선수 성공 모범 사례가 됐다. 67경기 6승 3패 19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2.32의 성적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 프로야구 개막이 4월 중으로 연기한 가운데 두산베어스가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이형범은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지난해는 시즌 중반 중책을 맡았으나 올해는 붙박이 마무리투수다. 김태형 감독과 김원형 투수코치는 이형범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그 소식에 이형범은 깜짝 놀랐다. 먼저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던 김강률과 함덕주에게 자리를 돌려줄 것으로 예상했다고.
이형범은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라며 웃더니 “내게 먼저 기회를 주신 만큼 잘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다. 책임감도 크다. 더 잘하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착실하게 몸을 만들었다”라고 밝혔다.
더 견고한 마무리투수가 되기 위해 만반의 준비도 했다. 특히 체인지업을 가다듬었다. 이형범은 “(들쑥날쑥한 투수가 안 되려고)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던지며 빠른 대결을 추구했다. 150km를 던지지 못할 거면 정교하게 공을 던지는 게 낫다고 봤다”라며 “특별히 기술적으로 추가된 것은 없다. 다만 좌타자를 상대로 더 완벽하게 체인지업을 던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일단 캠프 내 (체인지업) 평가는 우호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작은 변화도 있다. ‘단잠’이다. 이형범은 “(루틴으로) 경기 개시 전 10분이라도 수면하려고 한다. 개운한 데다 체력이 비축돼 경기에 도움이 되더라”고 이야기했다.
두산이 세이브왕을 배출한 건 2009년 이용찬이 마지막이다. 11년 만에 이형범이 ‘세이브 1위 타이틀’을 안겨줄까. 이형범은 지난해 세이브 부문 7위에 올랐다. 통합 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올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 이형범이 세이브를 올릴 기회가 많다는 의미다.
↑ 이형범이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이상철 기자 |
그는 “특별히 세운 개인 기록 목표는 없다. 매 경기마다 실점하지 않고 블론세이브를 하지 않는 게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