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이 15개월 만에 반등하는 희소식을 전해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중국으로의 수출이 두 달 연속 하향곡선을 그린 데다가 중국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이 난항을 겪으면서 자동차, 디스플레이 수출이 큰 폭 하락하는 등 코로나19의 악영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5% 증가한 412억6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2018년 12월부터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던 한국 수출이 15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은 20개 중 14개, 신(新) 수출성장동력 품목도 7개 중 6개가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한국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이었던 반도체는 데이터센터 서버 수요의 견조한 증가세와 D램 고정가격의 2개월 연속 상승 등에 힘입어 15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된 데다가 증가 폭도 9.4%로 높았다.
하지만 이같은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라는 대형 돌발악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실제 최대 무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코로나19가 시작된 1월부터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대(對)중국 수출은 지난해 12월 3.3% 반등했지만 1월에는 10.7%, 2월에는 6.6% 다시 감소했다.
이는 2월 미국(9.9%), 동남아국가연합(ASEAN·7.5%), 중남미(11.3%), 독립국가연합(CIS·12.2%), 인도(14.7%) 등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이 호조세를 보인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산업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중국 수출이 일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춘제(春節·중국의 설) 기간 연장에 따른 성·시별 조업 제한과 가동률 저하로 실질적인 조업일수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가장 타격을 입은 업종은 자동차와 디스플레이다.
중국으로부터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어 국내 생산이 줄어드는 바람에 지난달 자동차 전체 수출은 16.6% 감소했다.
따라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는 상황이라 이달 수출 상승세가 바로 꺾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평균 수출 증감률은 1월 4.6%로 14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2월에는 -11.7%로 한 달 만에 다시 내려앉았다.
한국 수출을 이끄는 반도체 역시 "코로나19 영향이 장기화할 경우 수요 부진 등으로 3월 이후에도 플러스를 지속할지 여부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정부는 예측했다.
특히 3월에는 신규 계약이 이뤄지는 시기여서 코로나19의 영향이 2월보다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도 코로나19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노사 합의를 통해 와이어링 하니스(배선 뭉치)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생산 차질을 신속하게 복구 중이다.
석유화학, 석유제품, 일반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정부는 현재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일본 수출규제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것과 같이 이번 코로나19도 민관이 힘을 합치면 슬기롭게 해결해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