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의 국내 최대 월동지인 경남 고성에 올해도 어김없이 수백 마리의 독수리가 찾아왔습니다.
올해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의 여파 때문에 더 많은 독수리가 고성을 찾았다고 합니다.
강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너른 들판 위로 하늘의 제왕, 독수리가 창공을 가릅니다.
몽골의 추위를 피해 3천여 킬로미터를 날아온 독수리 떼입니다.
식사 시간에 맞춰, 돼지비계를 던져 놓자 폭격기가 착륙하듯 육상으로 내려앉습니다.
올해 경남 고성을 찾은 독수리는 7백여 마리, 예년보다 100여 마리가 늘어났습니다.
아프리카 돼지 열병 때문에 강원도 등 북부 지방에서 먹이공급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대 월동지인 고성은 배고픈 독수리떼를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김덕성 / 한국조류보호협회 고성군지회
- "(먹이 공급을 중단하면) 학습 경험으로 인근의 축산 농가로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한 곳에 일정한 날짜에 먹이를 줌으로써 제2차의 감염도 막을 수 있는…."
먹이뿐만 아니라, 장거리 비행으로 굶주리거나 부상당한 독수리를 보살핀 것도 개체수가 늘어난 이유입니다.
▶ 인터뷰 : 김용석 / 자원봉사자
- "먹이를 먹지 못해 기진맥진한 상태였는데 먹이를 10일 간 물과 같이 먹여서 아주 극진하게 보호해서 생태계로 다시 날려 보냈습니다."
전 세계 2만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멸종 위기종인 독수리는 날씨가 풀리는 이달 말쯤 몽골로 돌아갑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