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현지시간으로 오늘(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북한 주민의 발병 취약성을 우려한다며 필요시 신속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의료 수준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적극 돕겠다는 뜻과 함께 교착 상태에 처한 북미 비핵화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유화적 손길을 동시에 내민 것으로 해석됩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은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에 대한 북한 주민의 취약성을 매우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또 "우리는 북한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에 대응하고 억제하기 위해 미국과 국제적 원조, 보건기구의 노력을 지원하고 장려한다"며 "미국은 이 기구들의 지원에 관한 승인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북한의 코로나19 문제에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은 그동안 자국 내에 코로나19가 발병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북한의 확진 사례를 보고받은 바 없다고 밝혔지만 WHO의 발생 건수 집계는 회원국의 자진보고에 사실상 의존하는 만큼 북한 내 상황과는 다를 수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성명까지 내면서 코로나19 대비를 위해 필요한 대북 인도적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로도 받아들여집니다.
로이터통신은 국무부 성명은 적십자연맹이 북한의 코로나 발병을 막기 위한 긴급 제재 해제를 요청한 뒤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국제적십자연맹 아시아태평양지부는 지부장 명의 성명에서 북한에 개인 보호장비와 진단키트 등 인도적 물품 지원이 시급히 필요하다면서 특히 북한에 있는 적십자 사무소로의 계좌 이체 허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인도적 지원을 하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부과한 각종 제재의 면제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한 셈입니다.
이날 국무부 성명은 적십자의 이런 요청에 대해 발병 방지와 검사에 필요한 구비물품 확보 등 인도적 지원이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로 인해 차질을 빚지 않도록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화답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과 맞물려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 유화적인 손길을 보낸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작년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비핵화 대화 재개 의사를 꾸준히 피력해 왔지만 북한이 적대시 정책 해소 등 선제조건을 내걸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그간에도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최대 압박 원칙을 유지하겠다면서도 인도적 지원에는 열려 있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5월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 때 한국의 대북
또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자격이던 2018년 12월 방한시 당시 준비해온 글을 낭독하며 대북 인도지원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미국 국민의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재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