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초기에 발원지인 중국 우한 당국이 발병 우려를 경고하던 의료진을 거짓 정보 확산자로 낙인찍어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우한의 한 병원 안과의사인 리원량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자신이 신종코로나를 진단하게 된 경위를 비롯해 당국의 은폐 시도, 사법처리 등을 구체적으로 알렸다.
그는 신종 코로나가 대중에 널리 알려지기 전인 작년 12월 자신이 보던 환자 7명에게서 2003년 발생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비슷한 전염병 증세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리원량은 해당 바이러스가 우한의 화난 수산시장에서 시작됐다고 판단하고 병원에서 이들을 격리했다.
같은 달 30일 그는 동료 의사들과의 채팅방에서 이 사실을 알리고 환자 검진 시 보호장구 착용을 권고했다.
나흘 뒤 우한시 공안 관계자들이 리원량을 찾아와 '거짓 정보를 만들어 사회질서를 심각하게 어지럽혔다'는 점을 인정한다는 진술서에 서명하도록 했다.
그러던 리원량은 공안 방문 일주일 만에 녹내장을 앓던 한 여성을 진료했는데, 지난달 10일부터 기침을 시작했고 그 다음날 고열 증상이 보였다. 결국 이틀후 그녀는 병원에 입원했다. 그의 부모 역시
이후 몇번의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았지만 모두 음성이었고, 지난달 30일이 되서야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리원량은 진술서를 비롯한 모든 사실을 병상에서 웨이보에 공개했다.
우한 당국도 뒤늦게 그에게 사과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상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