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부동산 매매 실거래 신고분에 대한 정부 합동 2차 조사에서 조사대상의 절반이 탈세 의심 사례로 분류돼 국세청의 정밀 검증을 받게 됐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21일부터는 전담 기구를 만들어 부동산 불법행위에 대한 직접 수사에 들어가는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방침입니다.
정부와 서울시는 오늘(4일) 세종시 국토부 청사 브리핑실에서 '서울 지역 실거래 관계기관 2차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국토부는 앞서 1차로 작년 8∼9월 서울 주택 실거래 신고 내용 1천536건을 선별하고서 그 중에서 991건에 대한 검토를 진행, 탈세 의심 사례 532건을 국세청에 통보한 바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1차 조사 잔여분 545건과 작년 8∼10월 거래분 788건 등 1천333건에 대한 검토를 벌였습니다.
이 결과 증여세 탈루 등 탈세가 의심되는 사례 670건이 국세청에 통보됐습니다.
조사 대상의 절반(50.2%)에서 가족간 증여세 탈루 등 탈세 의심 정황이 드러난 것입니다.
전세 계약 형식을 빌려 가족 간 편법 증여한 것으로 의심되거나, 실거래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가족에게 양도했거나, 차입 관련 증명서류나 이자 지급내역 없이 가족 간 금전을 거래한 사례 등입니다.
국세청은 통보받은 거래에 대해 자체적으로 보유한 과세정보와 연계해 자금 출처 등을 분석하고, 편법 증여 등 탈루 혐의가 확인되면 세무조사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주택 구매 과정에서 대출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 94건을 가려내 금융위와 금감원, 새마을금고 소관 부처인 행정안전부에 대출 규정 준수 여부를 점검하도록 했습니다.
소매업을 하는 법인이 상호금융조합에서 기업자금을 대출받아 주택을 샀거나, 개인사업자가 사업자대출을 유용하는 등 대출 규정을 어긴 사례가 대거 발견됐습니다.
대출 약정 위반 등이 확인되면 대출금 회수 등 조치가 이뤄집니다.
정부 조사 과정에서 부동산 명의를 대여한 정황이 있는 거래도 적발됐습니다.
국토부는 타인의 명의를 빌려 집을 청약받은 것으로 보이는 사례 1건을 적발해 경찰에 수사의뢰했습니다.
서울시는 계약일 허위 신고 등 '부동산거래신고법'을 위반한 3건에 대해서는 과태료 총 3천만원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에 대한 조사는 이번 2차 조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욱 강도가 높아집니다.
국토부는 이달 21일부터는 실거래 내역에 대한 직권 수사에 착수합니다.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을 국토부 제1차관 직속으로 설치하고 특별사법경찰 등 전담 인력을 배치해 부동산 불법행위에 대한 직접 수사에 들어갑니다.
대응반은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실거래 조사는 물론, 부동산 불법행위 수사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직접 기획수사를 벌이면서 전국 480명의 부동산 특사경과 동시다발적인 부동산 합동수사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서울 25개 구를 대상으로 실거래 조사를 벌였다면, 21일부터는 서울 외에 과천과 성남 분당, 광명, 하남, 대구 수성, 세종 등 투기과열지구로 대상을 확대합니다.
이와 함께 주택 구매 자금조달계획서 규제가 3월부터 대폭 강화되면서 계획서 제출 대상 지역도 확대되는데, 대응팀은 이에 맞춰 조사 대상을 조정대상지역 등 전국의 계획서 제출 지역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이달 21일부터 실거래 신고 기한이 기존 거래일로부터 60일 이내에서 30일 이내로 단축되고, 3월부터는 투기과열지구 9억원 초과 주택을 거래할 때 자금조달계획서 내용을 증빙할 수 있는 관련 자료도 제출해야 하는 등 실거래 관련 규제가 단계적으로 강화됩니다.
일부 지역 집주인들이 집값 수준을 높이기 위해 호가를 높이도록 강요하는 현수막을 걸거나 공인중개사를
정부 합동 조사팀장인 남영우 국토부 토지정책과장은 "비정상적인 거래에 대한 전수 조사를 통해 탈세 의심 사례를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21일부터는 국세청 등 관계기관과 함께 자금조달 세부내용에 대한 더욱 폭넓은 조사를 통해 부동산 불법행위를 엄단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