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무증상 감염 의심 사례…"무증상 감염자, 가족 5명 전염 시켜"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급속히 퍼지는 가운데, 감염 증상을 보이지 않은 여성이 가족에게 병을 전파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나왔습니다.

어제(28일) 중국 허난성 안양(安陽)의 현지매체 안양일보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지난 26일 나온 확진자 가운데 45살 루(魯)모 씨의 아버지와 고모 2명 등 3명은 최초 발병지인 후베이성 우한(武漢)을 여행하거나 우한에 거주한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우한에 거주하다 지난 10일 안양으로 돌아온 여성 루 씨와 접촉한 적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루 씨는 아버지와 고모들이 확진 판정을 받을 때까지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다만 안양일보는 루 씨가 실제 '우한 폐렴'에 감염됐는지에 대해 별도로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루 씨의 아버지는 23일 열이 나고 호흡기에 이상이 있어 병원을 방문한 뒤 격리됐고, 48살 큰고모는 25일 열과 호흡기 이상 증세를 보였습니다.

47살 루 씨의 작은고모는 그보다 이른 14일 발열과 인후통으로 외래진료 후 약을 먹고 호전됐지만, 24일 상태가 나빠져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안양일보에 따르면 이들 3명의 확진 다음 날인 27일에도 루 씨의 가족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중 한명은 42살 루 씨의 어머니로 26일 열과 호흡기 질환 증세를 보여 다음날 격리 조치됐으며, 또 다른 여성 가족도 25일 비슷한 증상을 보였습니다.

루 씨의 감염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우한 폐렴' 확산 가능성은 앞서 홍콩 연구진에 의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위안궈융(袁國勇) 홍콩대 교수 등 연구진은 최근 의학전문지 랜싯(The Lancet)에 10살 소년의 무증상 감염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러한 수수께끼 같은 환자들이 '우한 폐렴' 전파원이 될 수 있다"면서 추가 연구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마샤오웨이(馬曉偉)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주임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우한 폐렴'에 대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달리 잠복기에도 전염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한국 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증상이 없는 잠복기 환자도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과도한 불안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나 사스 사례를 참고할 때 잠복기에는 전염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잠복기에 전염력이 있다는) 중국 브리핑은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중국 보건당국에 근거를 요청하고 과학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스이스턴대학의 알레산드로 베스피냐니 교수는 미국 보건당국은 잠복기에도 감염력이 있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면서도, 사실이라면 사태의 예상을 깨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