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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환 한국 권투위원회 회장은 21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고인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4전 5기 신화'의 주인공으로 세계챔피언 자리에 올랐던 홍 회장은 1976년부터 2년간 롯데의 후원을 받았다.
후원사란 개념조차 없을 때 롯데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그는 이날 41년전의 일을 떠올렸다.
1978년 2월 1일 홍 회장은 일본 선수 가사하라 유와 세계복싱협회(WBA) 주니어페더급 1차 방어전을 치렀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경기에서 그는 5차례 다운을 뺏은 끝에 15회 판정승을 거뒀다. 일본 도쿄에서 거둔 한일전 승리에 재일동포 등 일본에 있는 한국인들은 환호했다.
당시 일본에 머물던 신격호 명예회장은 경기 다음 날 홍 회장을 위해 주일본 대한민국 대사관에서부터 일본 롯데 본사까지 카퍼레이드를 마련했다. 일본 롯데 본사에 도착한 홍 회장을 직접 맞이한 것은 신 명예회장이었다.
홍 회장은 "도쿄 롯데 본사에서 신 명예회장님을 뵈었을 때 그 분 나이가 57세경이었던 것 같다"며 "굉장히 젊으셨고, 점퍼 차림이었는데 당시 회장님이라기보다는 그냥 주변의 아저씨나 작은 삼촌 정도의 분위기로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대부분 일본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신 명예회장은 그들 앞에서 홍 회장의 주먹을 만지며 "일본 선수를 때려눕힌 손"이라 자랑했다.
이어 "기쁨을 줘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금일봉으로 일본돈 100만엔을 주기도 했다"고 홍 회장은 말했다. 당시 일본돈 100만엔은 서울 강남 개포동에 있는 아파트를 한 채 살 정도로 거금이었다. 이같은 인연으로 홍 회장
홍 회장은 "어느 분야에서도 톱에 오르긴 어렵다"며 "제가 링 위에서 챔피언이 됐듯, 신 명예회장은 자기만의 분야에서 챔피언이 된 것이니 그 분의 일생의 과정을 존경할 뿐이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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