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랙독’ 서현진 사진=tvN ‘블랙독’ 캡처 |
지난해 12월31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블랙독’(연출 황준혁, 극본 박주연,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얼반웍스) 6회에서는 심화반 부활을 앞두고, 학생들을 위해 학교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나선 진학부의 고군분투가 그려졌다. 고하늘(서현진 분)과 진학부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쉽게 말할 수 없었던 사교육 선행학습 문제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밝히기에 나섰다. 여기에 특정 학생들을 위한 문제를 낸 선생님에게 수정 요청을 마음먹은 고하늘의 모습이 궁금증을 한층 불러일으켰다.
이날 고하늘은 학교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입학사정관의 지적에 그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심했다. 합격생의 입시 자료를 살피던 고하늘은 진로부 윤여화(예수정 분) 선생님이 써준 추천서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윤여화 선생님의 추천서에는 선행학습을 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시험 방식에 대한 반성과 이 제약을 스스로 극복해온 합격생만의 장점이 진솔하게 기술되어 있던 것. 합격생의 고등학교 3년 생활을 쭉 지켜본 애정과 정성 어린 고찰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사교육의 ‘선행학습’을 당연시 생각했던 학교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 거론하는 하기란 쉽지 않았다.
대치고는 학생들의 ‘대입실적’을 높이기 위해 심화반을 만들었고, 교육청 공지에 따라 특별관리 동아리 ‘이카로스’로 재탄생시켰다. 주요 안건들을 투표로 결정하는 회의를 앞둔 진학부는 대학 입학처에서 핵심 정보를 제대로 알아 왔다면 ‘심화반’을 반대할 수 있었을 것이라 자책했다. 합격생의 데이터 역시 커트라인에 걸쳐있었기에 원하는 정보를 찾기 어려운 상황. 고하늘은 송찬희(백은혜 분) 입학사정관에게 들었던 사실을 진학부에 알렸다. 고하늘의 말을 들은 진학부장 박성순(라미란 분)은 심화반 동아리가 생기기 전 근본적인 문제를 직시하고, ‘불편한 진실’을 밝히기로 마음먹었다.
박성순의 건의로 심화반 안건 회의는 전체 교사들이 참석하는 규모로 커졌다. 그 자리에서 ‘학종(학생부 종합평가)’에 대한 뼈아픈 고찰을 시작한 박성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학생 능력 문제가 아닌 학교 시스템으로, 교사들에게 있다고 밝혔다. 자신들의 잘못이라는 말에 동료 선생님들은 불쾌함을 표했지만, 박성순은 ‘우리 애들’이기에 보다 더 많은 관심을 쏟고, 개개인의 사정에도 신경 써서 시험문제를 출제, 생활기록부 작성 등을 하는 것은 어떻겠냐고 설득했다.
심화반 동아리 지도교사와 세부 혜택들도 정해졌다. 지도교사 제안을 받아들인 고하늘은 심화반을 둘러싼 진학부, 3학년부, 창의체험부 간의 기싸움을 방지하기 위해 동료 선생님들의 협조를 구했다. 자신이 지도교사인 만큼 동아리를 운영하고, 학생들의 생활기록부를 작성하는데 외부 간섭이 없도록 도와달라는 것. 어려운 상황에서도 학생들을 위해 소신을 밝혔던 고하늘과 박성순의 용기 있는 진정성은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메시지를 남겼다.
중간고사 출제 기간이 찾아왔다. 고하늘은 김이분(조선주 분)에게 같은 학년 담당인 하수현(허태희 분)이 심화반 학생들에게 유리하게 문제를 냈다는 사실을 들었다. 다른 선생님의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시험은 공정해야 한다고 판단한 고하늘은 하수현에게 문제 수정 요청을 하기로 결심했다. 우연히 이 상황을 보게 된 도연우(하준 분)는 고하늘을 만류했다. 자신이 말하지 않으면 학생들과 하수현의 교과 파트너 지해원(유민규 분)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라며, “이런데도 저 그대로 있을까요?”라는 고하늘의 질문에 도연우는 학교의 현실은 다르다며 묵인하고 있을 것을 권했다. 복도를 지나다 서로 다른 의견으로 실랑이 벌이던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지해원의 등장은 앞으로의 전개에 궁금증을 더했다.
이날 방송에서 오로지 학생들을 위해 학교의 시스템 문제에 정면승부를 결심한 진학부의 선택은 깊은 울림을 남겼다. 선생님들이 ‘학종’에 필요한 수많은 생활기록부와 추천서를 쓰는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우리 애들이잖아요”라며 변화를 촉구하던 박성순의 진심 어린 외침은 우리 교육 현실의 현주소를 돌아보
MBN스타 대중문화부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