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곡 `힙`으로 새로운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한 마마무. [사진 제공 = RBW] |
여자 아이돌 '마마무'의 신곡 '힙(Hip)'은 사회가 여성에게 강요해 온 미(美)의 기준을 거부하는 곡이다. 잘록한 몸맵시가 드러나는 옷 대신, 이물질이 묻은 티셔츠를 입고도 누구보다 당당하다고 소리친다. 가려야 하는 여성의 속옷은 그들에겐 그저 악세서리에 불과하다. '예쁨'을 거부하고 "내가 원하는 모든 건 멋짐"이라고 일갈하는 모습은 그 어느 여성주의 운동가 못지 않다.
↑ 여성주의적인 노래로 3년만에 돌아온 림킴(김예림). [사진 제공 = 유니버셜 뮤직] |
여자 아이돌의 모습이 다양화 하고 있다. '섹시' 아니면 '청순' 일색에서 벗어나, 여성 내면의 목소리를 내는 데에 주저함이 없다. 대중문화 전반에 불어닥친 여성주의 물결이 음악 산업에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황선업 대중음악 평론가는 "사회가 강요해 온 걸그룹의 '정형성'이 차츰 깨지고 있다"고 했다.
이미 마마무는 '당당한 여성'의 목소리를 내는 그룹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상해 좀 특이해, 평범한 게 더 싫어, 이런 내 모습 부모님께 감사해(나로 말할 것 같으면 중)"로 자기애를 드러내고, "뻔뻔하게 놀아, 미친듯이 즐겨, 필요없어 Wrong&Right(고고베베 중)"이라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주관성을 예찬한다. 황 평론가는 "여자 아이돌을 기획하는 프로듀서들이 기존에 남자 대중이 좋아할 만한 것으로 콘셉트를 잡는 경향이 최근 들어 변화하고 있다"면서 "마마무는 주체적 여성 아이돌의 표본같은 그룹"이라고 평했다.
↑ (여자)아이들은 신곡 `라이언`으로 자신들의 카리스마를 `사자`로 표현해 여자 아이돌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했다. [사진 제공 = 큐브] |
물론 여성 뮤지션들이 '페미니즘'을 대 놓고 표방하진 않는다. 불필요한 성 갈등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다. 하지만 사회가 강요해 온 '전형적인 여성성'을 거부한다는 점에서 여성주의와 맞닿아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82년생 김지영'으로 대변되는 대중문화의 여성주의에 대한 관용적인 시선도 이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 남성용 정장을 입고 무대를 선보인 AOA. 핫팬츠에 하이힐을 신은 남성 댄서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사진 제공 = 엠넷] |
2020년에도 당당한 여성아이돌의 전성시대다. 대중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가, 기존 성역할에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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