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이 발간하는 금융감독 전문 학술지 '금융감독연구' 최근 호는 김홍범 경상대 교수의 '쌍봉 모형의 이론과 실제' 논문을 게재했다. 호주 캐나다 네덜란드 영국 등 8개 '쌍봉 감독국' 사례를 바탕으로 쌍봉 모형의 실제 운영 사례를 분석한 논문이다.
'쌍봉형 모델'은 건전성 감독과 영업행위 감독을 담당하는 금융감독기관 두 곳이 각각의 영역을 총괄하는 방식이다. 한국에서도 2012년을 전후로 도입이 검토됐지만 금감원 내에 금융소비자보호처를 설치하는 선에서 논의가 마무리됐다.
논문은 건전성 감독과 행위 감독을 담당하는 기관이 분리된 상태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쌍봉 모형 이론의 취지가 방법론적으로는 우수하지만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한국이 쌍봉 모형을 선택해야 할 근거가 크지 않다는 게 논문의 결론이다.
이런 결론은 윤 원장이 2012년 발표했던 '금융감독 체계 개편 방향' 연구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당시 교수였던 윤 원장은 금감원을 가칭 '금융건전성감독원'과 '금융시장감독원'으로 분리해야 한다고
이에 윤 원장 지론이 금감원장이 된 이후 달라진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게다가 주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라임자산운용 등 논란을 계기로 금융감독 체계 문제점이 불거지는 시점이어서 논문이 게재된 배경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금융권 관계자도 적지 않다.
[최승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