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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건 최대 목표치이고 미국이 속으로 생각하는 현실적 인상 목표는 그보다는 낮을 것이다. 4조? 3조? 어쩌면 2조원까지 내려갈지 모른다. 더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2조원이면 한국이 군말없이 받아들일까. 지난해 약 800억원, 8.2% 인상하는데도 나라가 온통 시끄러웠다. 일부 좌파진영에선 '주한미군 철수' 얘기가 나왔다. 1조원 순증은 그 자체로 엄청난 진통을 수반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고등함수처럼 복잡한 정치적 계산이 개입된다. 분담금을 파격적으로 올려야 한다면 한국쪽에선 반대급부를 요구할 것이다. 보수진영에선 800km로 제한된 미사일 사거리 확대, 핵연료 재처리 등 한국 안보능력 제고 방안에 대한 미국의 승인을 주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평화의 한반도'가 국정 기조인 문재인 정부는 이보다는 '남북 평화경제'에 더 관심이 있을 것이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가동 재개를 묵인해 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때마침 김정은이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까지 지시한 마당이라 마음이 더 급해진 상황이다.
또 하나. 문 정부는 지소미아 파기 선언으로 코너에 몰려 있다. 일본이 경제보복 조치를 철회하는 조건이라면 큰 부담없이 파기를 철회하겠지만 일본은 그럴 마음이 없다. 지소미아는 오는 23일 종료되는데 무슨 변화를 도모하기엔 시일이 촉박하다. 일방적인 철회는 패배를 자인하는 꼴이 된다. 대일 강경론으로 점수를 딴 문 정부가 그렇게 할수 있을까. 일단 지소미아를 최종 파기한뒤 미국의 반발을 통큰 방위비 증액으로 무마하려 하지 않을까.
일부 보도에 따르면 제임스 드하트 미국 방위비협상 대표는 "주한미군 6000명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협상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술로 보이지만 그냥 '엄포'만도 아닐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주둔 미군, 특히 주한미군 철수에 관심이 많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협상 밀당 과정에서 이 문제는 반드시 크게 부각될 것이다. 여기에서도 정치공학은 등장한다. 총선을 앞둔 문 정부가
[노원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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