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디지털 복원 기술을 활용해 화석으로만 알려졌던 거대 타조 공룡인 데이노케이루스의 전신 골격을 완전히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 제공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
이항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오플랫폼연구본부 지질박물관 연구원 연구진은 이융남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와 함께 3D 컴퓨터그래픽(CG) 디지털 복원을 통해 실제와 가장 가까운 형태로 데이노케이루스의 전신 골격을 복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3D 프린팅을 이용해 실제 4분의 1 크기의 모형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공룡 모형은 현재 지질연 지질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데이노케이루스는 1970년 처음 발견됐지만 오래도록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2014년 11월 이 연구원을 비롯한 지질연 연구진은 몽골과 캐나다, 일본, 벨기에, 프랑스와 공동 연구를 통해 몽골에서 발굴된 새로운 화석을 통해 데이노케이루스 미리피쿠스의 특징을 밝힌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바 있다.
앞서 지질연 연구진도 2014년 몽골에서 발굴된 데이노케이루스 화석들의 추가 연구와 복제, 박물관 건립 등을 추진했으나 당시에는 후속 연구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후 일본이 몽골과의 협력을 통해 데이노케이루스의 전신 골격을 복제하고 지난 7월 도쿄국립과학박물관에 전시했지만, 보존된 화석을 있는 그대로 재현했을 뿐 생존 당시의 실제 모습을 복원하지는 못했다.
이번에 연구진은 비교해부학적 분석을 적용해 화석만으로는 볼 수 없었던 데이노케이루스의 생존 당시 모습을 완전히 복원했다. 먼저 수백 개에 이르는 성체와 유체의 골격을 정밀 촬영한 데이터와 측정 자료, 도면 등을 바탕으로 각 부위의 골격을 3D 모델로 만든 뒤 관절 가동범위를 파악하고 손실된 부분을 복원하는 등 작업을 거쳐 최종 모델을 완성했다.
연구진은 디지털 복원 과정을 통해 기존 연구에서는 알 수 없었던 새로운 사실도 알아냈다. 데이노케이루스의 등에 있는 혹이 기존 예상보다 좀 더 완만하고 둥그스름한 형태라는 것을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또 갈비뼈와 등 척추의 결합 형태와 복늑골(배갈비뼈) 배열을 입체적으로 복원하는 과정에서 복부의 크기와 형태를 규명했다.
↑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복원한 데이노케이루스의 외형 모습. 똑바로 섰을 때 높이가 성인 남성 키의 2배에 이른다. [사진 제공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
이 연구원은 "데이노케이루스는 이빨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주걱처럼 넓적한 주둥이 끝 표면은 거칠고 많은 혈관구멍이 있다"며 "이는 각룡류와 하드로사우루스류에서도 나타나는 특징인데 여기에는 각질의 부리가 있어 위아래의 부리가 가윗날처럼 식물을 잘라 뜯어내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길고 좁은 주둥이 안에서 먹이를 목구멍으로 넘기기 위한 매우 긴 혀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4분의 1 크기로 전체 골격을 3D 프린팅해 기본자세로 조립한 뒤 가동 가능한 범위 내에서 균형이 흐트러지지 않게 관절을 움직였다. 앞서 논문에서 밝힌 이 공룡의 습성처럼 물가의 부드러운 식물을 뜯어먹기 위한 자세를 구현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무거운 상체 때문에 평소 걷거나 서 있을 때는 앞을 들어 올려 기울어진 자세를 취하도록 만들었다.
복원된 데이노케이루스의 골격과 입체 모형은 현재 지질연 지질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
[송경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