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오르거나 내렸다는 정보가 곳곳에서 쏟아지는데, 가장 믿을만한 건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감정원이 낸 자료여야겠죠.
그런데 이걸 곧이곧대로 믿기가 어렵습니다.
시장 흐름을 제대로 못 짚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거든요.
정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입니다.
지난 1월 평균 15억 1천만 원에 팔렸던 전용면적 77㎡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4월엔 16억 원까지 올랐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한국감정원의 시세는 15억 6천만 원에서 14억 7천만 원으로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가장 정확해야 할 정부 시세가 시장 가격을 제대로 못 읽은 겁니다.
범위를 서울 전역으로 넓혀봤더니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지난 3월부터 상승세에 접어들었지만, 감정원의 아파트 동향지수는 오히려 하락하며 시장이 안정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최근 2년간 연간 주택가격 상승률 전망치 역시 현실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왜 그럴까.
전국 176개 시군구의 표본이 8천 가구에 불과한데다, 거래 후 60일 이내에 이뤄지는 실거래가 신고를 주간 동향에서 서둘러 반영하려다 보니 괴리가 생긴 겁니다.
이렇게 시장 흐름을 제대로 못 짚은 감정원 통계를 토대로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기 때문에 혼선이 빚어진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최은영 / 한국도시연구소장
- "가격이 오를 때는 떨어진다고 하고, 떨어질 때는 오른다고 하면서….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생산하기 어려운 주간 단위를 내면서 이게 정책 혼선으로 이어지는 것 아닌가…."
신뢰성 논란에 대해 감정원은 "표본 수를 확대하는 등 통계의 정확도를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jaljalaram@mbn.co.kr]
영상취재 : 홍현의 VJ, 정재경 VJ
영상편집 : 최형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