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확정 기업들, 마지막 희망은 법원?

상장폐지가 확정된 기업들이 잇달아 법원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서 상폐가 결정되자, 법원에 상폐 판단을 맡기려는 회사가 늘고 있다.
13일 거래소에 따르면 상폐가 확정됐지만 법원 조치로 정리매매 절차가 보류된 코스닥 상장사는 지금까지 총 5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올해 거래소에 의해 상폐가 확정된 회사는 제이테크놀로지, 에이앤티앤 등 2곳이다.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지난 2일 제이테크놀로지 주권에 대한 상폐 여부를 심의한 결과, 상폐가 타당한 것으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오는 22일부터 정리매매가 예정됐다. 하지만 회사 측이 상폐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하면서 상폐 절차는 법원 결정 확정까지 보류됐다.
코스닥시장위원회는 5월에도 에이앤티앤 주권에 대한 상폐 여부를 심의해 상폐가 타당하다고 결정했다. 에이앤티앤 또한 상폐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내면서, 정리매매 절차가 보류됐다.
지난해 거래소가 상폐를 확정했으나, 법원으로 판단의 공이 넘어간 회사는 모다, 파티게임즈, 감마누 등 3곳이다. 모다에 대한 정리매매 절차는 지난 8월 29일 보류됐다. 모다가 이날 법원 결정에 따라 재개된 상폐 절차에 대해 항고했기 때문이다. 파티게임즈는 지난 7월 거래소와의 상폐 결정 무효 소송에서 패소했으며,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재판기간에 상폐 절차는 보류됐다. 법원이 회사 측 손을 들어준 경우도 있다. 감마누는 지난 8월 거래소와의 상폐 결정 무효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이처럼 거래소에서 상폐가 확정된 회사들이 잇달아 법원행을 택하면서 올해 코스닥에서 퇴출된 회사는 에프티이앤이 1곳에 불과하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폐 확정 기업에 대해 거래소가 신속한 상폐를 못해 부실 기업이 시장에 장기간 체류하는 결과를 낳고, 이는 코스닥 디스카운트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강명수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거래소가 법원의 가처분 인용 사례를 분석해 상폐된 기업들의 가처분 인용을 막을 수 있는 기준 마련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