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자녀 입시 의혹을 계기로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 자녀 입시문제에 대한 '전수조사' 방안이 급격히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조 장관 거취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첨예하게 불붙은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수조사를 하자고 '깜짝' 제안했고, 야당들도 "못할 것 없다"며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관련 국회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오늘(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장관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의 자녀 입시와 관련해서 교육 불공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국회의원 자녀들의 납득하기 어려운 논문 제출이나 부적절한 교과 외 활동 등에 대한 사항에 대해 전수조사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국회 윤리위 차원에서 조사에 착수하거나 별도의 독립적 기구 구성을 언급하는 등 구체적 방법까지 거론하고 나섰습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거들고 나섰습니다. 그는 회의에서 "교육의 공정성 회복을 위해 국회가 나설 시간"이라며, "국민의 75%가 찬성하는 국회의원 자녀들에 대한 입시 상황을 전수조사하고 제도개혁의 신뢰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 후 필요하다면 고위 공직자에 대해서 이런 제도적 대안을 만들어가는 것도 아울러 검토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여당이 이처럼 전수조사 카드를 꺼내든 것은 일단 보수·진보 등 정치성향과 관계 없이 대다수 국민이 전수조사에 찬성하는 여론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날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국회의원·고위공직자 자녀 입시비리 전수조사에 대한 찬반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한 결과, 찬성 응답이 전체의 75.2%에 달한 반면 반대는 18.3%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청문정국과 검찰 수사과정을 거치면서 자녀입시 문제가 '조 장관 일가'로만 국한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여권의 상황인식도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당 관계자들은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조 장관이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수사 검사와 통화한 사실이 공개된 뒤 소집된 긴급 의원총회에서 이 문제를 놓고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습니다.
의총에서 강훈식 의원이 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와 국회의원 자녀들의 입시 문제에 대한 전수조사 실시를 제안했고, 이 같은 발언에 참석자 대부분이 박수를 치며 공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은 밝혔습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초 조 장관을 임명하면서 "고교 서열화와 대학 입시의 공정성 등 기회의 공정을 해치는 제도부터 다시 한번 살피고 특히 교육 분야의 개혁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발언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조 장관 일가를 둘러싼 의혹과 논란을 계기로 교육분야의 '구조적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경원 원내대표 자녀 입시 논란에 휘말린 자유한국당 역시 찬성 입장을 밝혀 여야가 실제 구체적 합의에 이를지 주목됩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제안에 "거리낄 것 없다"면서 "우리도 찬성한다. 다만 이것이 조국 물타기용으로 사용돼선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당은 그간 문재인 대통령 자녀를 포함해 고위공직자 자녀 문제 전반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을 주장해 왔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 21일 광화문 장외집회에서 자신과 황교안 대표 자녀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딸과 아들, 조국의 딸과 아들, 황 대표의 딸과 아들, 제 딸과 아들 다 특검하자"고 말했습니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은 이미 전수조사 필요성을 피력했습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지난 20일 당 회의에서 "조 장관 본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력 국회의원 자제들에게도 유사한 문제가 제기돼 불신을 하고 있다"면서 "당내 특별위원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24일 의원총회에서 "국회부터 특권 교육 청산을 요구하는 국민의 열망에 응답해야 한다"면서 국회에 국회의원 자녀 입시비리검증특위를 설치하고 본회의 결의를 통해 고위고직자 자녀 입시비리 감사를 요구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