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김포시의 한 요양병원에서 불이 나 입원환자 2명이 숨지고 44명이 부상을 입었다.
24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분께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 A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50여분 만에 진화됐다.
이날 화재로 병원에 입원중이던 A씨(90·여) 등 2명이 숨지고 44명이 연기흡입 등 부상(8명 중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화재가 발생한 시각은 막 출근을 끝낸 때여서 비교적 대피가 쉬운 환경이었지만 60대 이상 몸이 불편한 고령자가 요양병원에 대거 입원해 있어 인명피해가 컸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이 난 건물은 지상 5층, 지하 2층 규모(연면적 1만4814㎡)로 요양병원은 3~4층을 사용하고 있다.
화재 당시 130여명의 환자는 대부분 4층 병실에 입원해 있다 변을 당했다.
특히 사망한 2명은 90살 여성과 60살 남성으로 4층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다 건물 밖으로 옮겨졌는데 심장정지 상태를 보여 CPR(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사망판정을 받았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화재가 4층 보일러실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19 최초 신고자는 보일러실에서 불이 났다고 신고했다.
원준희 김포소방서 예방안전과장은 화재현장에서 실시한 브리핑에서 "병원(4층) 내 16.52㎡의 보일러실에서 불이 처음 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 보일러실과 병실이 가까워 연기가 바로 병실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원 과장은 "사망자 2명은 4층 집중치료실에 있던 8명 중 2명으로 연기를 많이 마셔 병원 치료 도중 숨졌다"면서 "정확한 사망 원인은 추후 병원에서 조사 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재당시 병원 건물에 있던 이용객 대부분은 불이 나자 마자 신속히 대피했다. 그러나 입원 환자들은 고령인데다 거동이 불편해 자력 탈출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때 마침 도착한 구조대원의 역할이 컸다. 이날 오전 9시 3분 화재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인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화재진압에 나섰다. 펌프차 등 장비 28대와 소방관 56명을 1차로 현장에 투입하고, 곧바로 서울과 인천에서 지원나온 32명의 중앙구조대를 추가로 투입했다.
소방당국은 구조대원 50여명을 건물 좌측 계단을 통해 투입했고, 구조대원들은 병원 창문을 깨 화재로 발생한 연기를 외부로 빼내고 환자를 차분히 바깥으로 대피시켰다.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들은 해당 건물과 붙어 있는 주차장을 통해 이날 오전 10시 5분께 대피를 완료했다.
입원 환자들은 불을 눈 앞에서 보면서도 탈출을 못해 죽음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 구조대원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탈출한 지모씨(79·여)는 "불이 난 것을 보고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르는 방법밖에 없었다"며 "기침이 났고 너무 무서웠다"고 몸을 떨었다. 병원 이송을 기다리는 지씨의 얼굴과 손은 화재 연기에 그을려 새까매진 상태였다.
지하 1층 피트니스센터 이용자 A씨(40·여)는 "불이 나면서 동시에 정전이 됐던 것 같고 안내 방송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강력팀 등 19명을 투입해 수사전담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화재 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김포경찰서는 이날 요양병원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수사전담팀을 구성했다. 수사전담팀은 팀장 외 2개 강력팀 8명, 지능범죄수사팀 4명, 피해자보호팀 2명, 형사지원팀 2명 등 모두 17명으로 꾸려졌다.
경찰은 요양병원 관계자 등을 불러 병원에 불법 시설물을 설치했는지, 화재 당시 스프링
경찰 관계자는 "화재가 보일러실에서 발생했다는 119신고외에 아직까지 추가로 확인된 내용은 없다"면서 "향후 목격자 진술, 현장감식 등을 전반적으로 진행해 화재원인을 밝혀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포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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