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악한 환경 속에 아사 직전에 놓인 폭발물탐지견 아테나는 결국 지난해 요르단에서 미국으로 돌아왔다. 사진은 지난해 모습. [출처 = 미국 국무부 감사보고서·WP] |
지난 주 공개된 미국 국무부 감사 보고서를 보면 2008~2016년 동안 요르단에 파견된 폭발물 탐지견 90여 마리 중 최소 10마리 이상이 군부대에서 방치돼 생명을 잃었다고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등이 전했다. 연방 의회 차원에서 앞서 보고서를 본 척 그래슬리 상원 재무위원회 위원장(공화당)은 국무부 대응을 촉구하면서 12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서한을 보내 "사람 목숨을 구하기 위해 외지에 파견된 군견이 정작 수의사 보살핌은 커녕 사료도 제대로 못 먹고 생존하기 힘든 환경에 방치됐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면서 "특히 현장을 방문했던 국무부 관계자들이 이를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의회는 다음 주말까지 요르단 탐지견들의 비참한 상황에 대해 국무부가 브리핑을 열어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요르단 탐지견의 텅빈 밥그릇, 안락사하기 전 고통에 시달려 앙상해진 탐지견 `멘시`, 방치돼 갈고리처럼 변한 탐지견의 발톱, 아사 직전에 놓여 고통받다가 미국으로 돌아간 탐지견 `아테나`. [출처 = 미국 국무부 감사보고서·WP] |
요르단 미군 기지에 파견된 탐지견들은 굶어서 갈비뼈가 그대로 드러났다. 털은 진드기가 매달려 엉켜있는 데다 아무도 발톱을 깎아주지 않아 길게 자란 발톱이 갈고리 모양으로 휘어버렸다. 2살짜리 벨기에 말리노이즈 종 '조이'는 열사병에 시달리다가 심장마비로 2017년 죽었다. 같은해 요르단에 파견된 3살짜리 같은 종 '멘시'는 모래파리에 물리고 진드기에 시달리다가 합병증이 생겨서 1년도 안돼 미국에 돌아왔지만 고통에 시달리다가 안락사했다.
탐지견 등 군견은 혹독한 훈련을 거쳐 사람 대신 위험한 일을 떠맡기 때문에 더 세심한 관리를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무부는 탐지견이 파견된 요르단 등 동맹국과 탐지견 관리를 위한 방안이나 합의조차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의회에서 제기됐다. 지난 2016년 4월 당시 미국 군견 담당자가 요르단 탐지견들의 죽음·실상 보고서를 국무부에 냈지만 국무부는 오히려 탐지견을 더 많이 보냈다.
↑ 요르단 미군 기지서 탐지견이 죽어가는 데도 파견만 한 미국 국무부. [출처 = WP] |
요르단은 미국 폭발물 탐지견이 가장 많이 파견된 나라다. 2018년 9월을 기준으로 미국은 169~189마리의 군견을 요르단, 바레인, 이집트, 인도네시아, 레바논, 멕시코, 모로코, 네팔, 오만 등 해외 9개국에 파견했는데 이중 89마리가 요르단에서 활동한다.
↑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 군견과 미국 해병대원 [출처 = 미국 해병대]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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