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9월 18일(18:5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주)두산이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극복하고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목표 물량 확보에 성공했다.
18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이날 진행된 2년 만기 4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550억원 주문을 확보했다. 두산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비우량 회사채로 분류되는 'BBB+'다.
지난 7월 신용등급 'BBB+'인 한진, 대한항공 회사채가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난 이후 'BBB' 등급 회사채는 채권 시장에서 고전을 이어갔다.
올해 4월 600억원 회사채 모집에 1570억원 주문을 확보한 폴라리스쉬핑(BBB+)은 최근 800억원 회사채 모집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을 채우는데 실패했다. 한화건설(BBB+) 역시 800억원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720억원 주문을 확보하는데 머물렀다.
폴라리스쉬핑의 경우 우량 화물주와의 장기 계약 덕분에 사업 기반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건설은 회사채 발행 신용등급이 'BBB+'로 책정됐지만 최근 한국신용평가에서 신용등급을 'A-'로 상향조정한 바 있다.
폴라리스쉬핑과 한화건설 모두 BBB 신용등급 회사채에서도 탄탄한 실적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지만 둘다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나면서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같은 기류 속에서 두산은 발행 부담을 상대적으로 낮추는데도 성공했다.
두산은 이번 회사채발행에서 민평 금리 대비 '-0.30%p~0.00%p'를 가산한 수준에서 희망 금리를 제시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발행사의 제시 금리와 투자자들의 기대 금리 간 격차가 큰 상황에서 오히려 제시 금리를 낮춘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악조건 속에서 제시 금리를 낮게 책정한 덕분에 발행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SK에너지는 이날 진행된 30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조원 이상의 주문을 확보했다. IB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1조4800억원 가량의 주문이 몰렸다.
모집액 1000억원인 3년물에는 6600억원의 주문이 몰렸고, 5년물(모집액 1000억원)과 7년물(모집액 300억원)에는 각각 4600억원, 1300억원 주문이 들어왔다. 700억원 규모 10년물에는 2300억원 수준의 '사자' 주문
3년물과 10년물의 경우 개별민평금리 대비 낮은 금리에서 발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구간 별 금리 격차가 크지 않은 탓에 만기가 짧은 회사채에 주문이 몰리는 분위기다.
신용등급 'AA+'인 SK에너지는 최근 신중해진 회사채 수요예측 무대에서 우량 회사채 흥행을 이어갔다. SK에너지는 최대 5000억원까지 발행 규모 증액 여부를 검토할 전망이다.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