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하반기(7월 1일~9월 4일) 이후 연기금은 코스피 주식을 2조6731억원어치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조8028억원, 8997억원 규모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연기금이 나 홀로 주가 방어에 나선 셈이다.
연기금은 주요 업종 대표주를 골라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8970억원) 현대차(1908억원) 셀트리온(1685억원) 등 세 종목 순매수 규모만 1조2563억원에 달한다. 연기금의 하반기 전체 순매수 금액 중 47%를 차지했다. 이들 종목은 코스피 흐름에 영향력이 큰 대형주라는 특징도 있다. 연기금 입장에서 이들을 매수해 코스피(인덱스)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코스피 시총 비중은 19.66%다. 시총 4위 현대차와 8위 셀트리온도 시총 '톱10'에 포진해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기업가치보다 저평가된 업종 대표주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연기금 순매수 1위 종목은 삼성전자다. 외국인이 이 종목에 대해 같은 기간 2584억원어치를 매도한 것과 대조된다.
그러나 삼성전자 실적이 '바닥권'에 접근했다는 신호가 속속 나오고 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이 클라우드 서버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 서버 투자를 다시 늘릴 것이란 예상이다.
이에 따라 연기금이 삼성전자에 대한 저점 매수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연기금의 매수 '바구니'에 담긴 현대차는 올 3분기부터 실적개선 속도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올 3분기
셀트리온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030억원으로 예상된다. 작년 2분기(1082억원) 이후 5분기 만에 분기 1000억원을 회복할 전망이다. 작년 3분기(736억원)와 비교해도 39.9% 증가한 수치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