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채은성(29·LG)은 KBO리그 후반기 쌍둥이 군단의 해결사다. 2경기 연속 3타점을 올리며 LG의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채은성은 3일 잠실 삼성전에서 4회초 고개를 숙였다. 미스 플레이로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그는 미안한 마음이 컸다.
7-7의 2사 1,2루서 김헌곤의 타구를 몸을 날려 막고자 했으나 ‘과욕’이었다. 타구는 그의 발을 맞고 더 멀리 갔다. 2타점 3루타. 임찬규의 주루 방해까지 이어지면서 7-10까지 벌어졌다.
↑ LG 채은성이 3일 잠실 삼성전에서 5회초 2사 만루에서 결승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그는 후반기 타율(0.440) 3위 및 타점(13) 1위에 올라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딱 한 번이라도 좋으니 자신 앞에 기회가 오길 기도했다. 그 바람은 금세 이뤄졌다. 그리고 역전 2타점으로 결승타를 쳤다. 9-10의 5회말 2사 만루서 최지광의 높은 속구를 공략해 11-10 역전에 성공했다. LG는 리드를 뺏기지 않으며 13-10으로 이겼다.
채은성은 “(4회) 비 때문에 그라운드에 물기가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타구가 빨랐다. 어떻게든 1점으로 막으려던 게 잘 안 됐다. 내 수비 실수 때문에 실점한 만큼 내가 만회하고 싶었다. (5회) 1점차의 2사 만루였다. 내가 치면 분위기를 가져올 것 같았다. 결과가 잘 나와 다행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1회말 희생타로도 1점을 뽑은 채은성은 3타점을 추가했다. 후반기에만 13타점이다. 7월 28일 수원 kt전에는 개인 통산 3번째 만루 홈런도 터뜨렸다.
채은성은 후반기 타점 1위다. 타율도 0.440으로 노수광(0.481·SK), 박용택(0.455·LG)에 이어 3위다. 삼진 아웃은 딱 2번이었다.
지난해 데뷔 첫 100타점(119)을 달성한 채은성은 올해 전반기 35타점에 그쳤다. 주춤하더니 후반기 들어 타점 공장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채은성은 “전반기에는 투수들이 잘 해줬는데 타자들이 받쳐주지 못했다. 많이 미안하고 아쉬웠다. 후반기 들어 팀 타선이 매우 좋으니 (전반기 부진을) 만회하겠다”라며 “장타를 치는 타자는 아니지만 최대한 많은 타점을 올리고 싶다. 타점 욕심이 좀 난다”라고 말했다.
LG는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뜻의 ‘DTD’가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지난해에도 전반기를 4위로 마쳤으나 최종 순위는 8위였다.
그렇지만 LG는 힘을 내고 있다. 2경기 연속 뒷심으로 역전승을 거두며 5위 NC와 승차를 7경기로 벌렸다. 3위 두산과는 3경기차
채은성은 이에 대해 “외부에서 (DTD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선수단 내 그런 건 없다. 전혀 개의치 않는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 특별히 생각하지 않고 이기는 데만 집중한다”라고 밝혔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